벽산건설 ‘자본금 전액 잠식’ 거래 정지
입력 2014-02-06 01:33
지난해 시공평가순위 35위인 벽산건설의 자본금이 전액 잠식돼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벽산건설은 5일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다고 공시했다. 벽산건설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1309억원, 당기순손실은 2839억원에 달했다. 매출액은 3718억원으로 전년보다 11.5% 감소했다. 벽산건설은 “주택사업 미분양으로 대손충당금이 늘어났고 보증채무 등에 대한 충당부채 설정으로 손실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부터 상장폐지 기준 해소 사항이 입증될 때까지 벽산건설의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벽산건설이 다음 달 말까지 자본금 전액 잠식 사유가 해소됐다는 내용을 입증하지 못하면 상장폐지에 이르게 된다. 앞서 지난해 7월부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지만 소용이 없었다.
벽산건설이 상장폐지를 피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구멍 난 자금을 메우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이 유일한 길인데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어서다. 지난해 말까지 중동계인 아키드 컨소시엄의 인수가 유력했지만 이마저 무산됐다.
벽산건설이 자금을 동원하지 못하면 법원은 청산절차 등을 명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될 경우 벽산건설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된다. 벽산건설은 지난해 M&A 소식 때문에 상한가를 10번이나 기록하며 개인투자자를 끌어모았었다.
진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