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안철수측 야권연대 놓고 심상찮은 내부 기류… “3자 구도 강행” vs “단일화 불가피”
입력 2014-02-06 02:32
6·4지방선거 야권연대를 둘러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 내부 기류가 최근 확연하게 갈리고 있다. 독자파에서는 “대안정당으로 3자 구도를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 출신이 주축인 연대파는 “결국 어떤 방식이든 단일화를 안 할 수 없다”는 쪽이다. 이런 복잡한 상황을 반영하듯 안 의원은 5일 전북 전주를 찾아 “국익과 민생을 위한 연대·협력은 마다하지 않겠지만 선거만을 위한 연대는 하지 않겠다”며 애매모호한 발언을 했다.
◇“여지 남겨둬야” 대 “그럼 당은 왜 만드나”=야권연대에 부정적이던 안 의원 측 분위기는 설 연휴 직후 확 바뀌었다. 새정치추진위원회 합류와 동시에 “서울시장 독자 후보를 내겠다” “연대는 절대 없다”고 못 박은 윤여준 의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국민 생각이 어떻게 변할지 봐야 할 것”이라며 한 발 뺐다. 다음날 무소속 송호창 의원도 “나홀로 가겠다는 건 현실 감각에 문제가 있다”며 같은 맥락의 얘기를 했다.
여론 추이로 볼 때 이번 선거가 만만치 않은 대결이 되리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호남에서 민주당을 향한 ‘미워도 다시 한번’의 감정이 여전하고, 지역 행정가를 뽑는 지방선거 특성상 인물이 뒤처진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야권연대를 둘러싼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는 배경에는 독자파와 연대파가 마찰을 빚는 측면이 없지 않다. 한 핵심 관계자는 “아무래도 새누리당 출신들이 연대 불가론을, 민주당에 몸담았던 측근들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며 “그래서 연대 안 한다가 원칙이지만 딱 자르진 말자고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결국 엇갈리는 의견을 수렴해 안 의원의 스탠스도 변했다는 얘기다. 연대파에 속하는 한 인사는 “안 의원이 지금껏 한 말이 있어서 당 대 당 연대를 추진하긴 부담이 있지만 개별 후보 차원에 맡겨 연대하도록 하는 방법 등 다양한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오락가락 安, 또 프레임에 갇히나=안 의원은 전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야권연대에 관한 말 바꾸기 논란을 진화하려는 듯 선거연대 불가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조건적 연대를 거론하기 전에 자신이 줄곧 주장해온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개편과 대통령제 결선투표 도입 등 다당제가 확립될 수 있는 선거 제도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난 대선 때에도 단일화 프레임에 갇혀 상승세였던 지지율이 꺾이면서 결국 후보 사퇴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를 감안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다 지방선거가 아직 4개월여나 남은 상황에서 또다시 연대론에 휘둘려 창당 작업 속도까지 더뎌지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윤 의장도 “후보 차원의 연대는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전히 안 의원이 “국익과 민생을 위한 연대와 협력은 하겠다”는 단서를 단 데 대해 민주당과의 연대 여지가 열려 있다는 해석이다.
안 의원은 이날 민주당을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 비판하면서 신당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기득권 세력은 진영대결로 몰아가 묻지 마 투표를 기대하며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용하고 있다”며 “그런 선거라면 누가 당선되든 허언정치, 무분별한 폭언정치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신당의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 4대 기준으로 개혁 의지, 도덕성, 자질과 역량, 주민의 지지를 제시했다.
김아진 기자, 전주=정건희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