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랑재단 대표회장 김영진 장로 “北 어린이 한 명 살리는 일이 통일 대박의 길”
입력 2014-02-06 02:32
“북한 어린이 한 명을 살리는 일이 바로 통일을 대박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사업입니다.”
국제사랑재단 김영진 대표회장은 5일 간절한 심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2004년 재단 창립부터 함께 해 온 김 회장은 국회의원과 농림부 장관으로 재임할 때 북한과 농업기술 교류를 하는 등 북한의 농촌을 살리고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재단을 통해 북한 어린이 돕기에 앞장서면서 서울역 앞 신생교회의 노숙인 예배와 배식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광주대 석좌교수이기도 하다.
“북한에서는 최근 3∼4년간 흉작이 이어졌습니다. 농업 기반 시설이 취약해 홍수와 가뭄으로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지난해에는 겨우 평년작을 회복했지만 식량난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북한의 어린이들을 먹여 살리는 일이 시급합니다. 그 아이들이야말로 통일 대한민국의 미래 아닙니까.”
그는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자마자 열변을 토해냈다. 성장기에 영양실조를 겪은 북한 어린이들이 이대로 어른이 된다면 제 역할을 하기 힘들다며 안타까워했다. 통일이 된 나라를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할 북한 청년들이 이런 상태라면 남쪽에도 달가운 일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남북관계가 경색돼 인도적 지원마저 크게 위축된 상황을 김 회장은 답답해했다. 북한의 변덕, 남쪽의 강경한 태도 때문에 민간 차원의 어린이 돕기도 여의치 않다. 이런 와중에도 국제사랑재단은 지난해 국민일보와 펼친 사순절 북한 어린이 돕기 캠페인을 통해 모금한 3억원의 성금으로 함경남도 함흥 일대의 어린이와 유아들을 위해 분유 이유식 밀가루 등을 보냈다.
김 회장은 “국민일보와 재단이 오랫동안 진심으로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면서 언론계와 사회에서 중심을 잡아온 것을 남북 양쪽이 인정해 주었기에 가능했다”며 “올해도 사순절 기간의 모금 캠페인을 통해 북한 어린이를 먹여 살리는 사랑의 손길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일본의 역사왜곡과 같은 도발 행위도 남북 간 협력이 이뤄진다면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형제인 남북이 서로 분단된 상황이다 보니 이웃 열강들이 우리를 가볍게 여기고 함부로 구는 것”이라며 “형제간에 우애가 좋으면 그 집안이 존경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 우리가 제 목소리를 내려면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의 대박은 거저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북한의 형제를 품으면서 그들의 마음을 열 때에 가능하다”며 “그리스도인들이 사랑의 마음으로 미움과 증오의 분단 역사를 극복해 나간다면 교회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