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아베 어떻게 떼어놓나… 소치올림픽 러시아의 고민
입력 2014-02-06 01:36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어색한 조우를 하지 않도록!
하루 앞으로 다가온 소치올림픽 개막식을 준비하는 관계자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이후 중·일 양국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소치올림픽 개막식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뒤 시 주석과 아베 총리가 함께 국제무대에 등장하는 첫 이벤트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은 개막식 하루 전인 6일 소치에 도착할 예정이다. 시 주석과 아베 총리는 소치에서 각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게 된다.
그러나 시진핑, 아베 두 정상은 개막식에서 악수는 물론 서로 마주치는 것조차 피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사회과학원 내 일본문제 전문가 다즈강은 “두 정상은 악수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전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 당국은 두 정상이 조우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동선을 짜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지도자가 소치올림픽에서 만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은 이미 예견됐다. 청궈핑(程國平)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일본 지도자가 철저하게 잘못을 바로잡지 않는 한 중국은 어떤 식의 접촉도 원치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스가 요시히데(管義偉) 일본 관방장관도 4일 “아베 총리가 이번 러시아 방문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일본 언론은 이에 대해 아베 총리가 소치에서 시 주석과 회담할 의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 양국 관계가 얼마나 악화됐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두 정상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된 지난해 9월에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간단한 대화를 했고 그 뒤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악수만 나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