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네티즌 마녀사냥 자초한 윤진숙 장관 ‘자기표현력·세련된 스타일’ 갖추세요
입력 2014-02-05 17:31 수정 2014-02-05 23:40
[친절한 쿡기자] 1. ‘모든 걸 희화화하는 특이한 인물’ ‘여자들이란?’ ‘해명 아닌 변명하기 바쁘다.’ 네티즌들이 윤진숙(59) 해양수산부 장관을 두고 한 얘기입니다. 5일과 지난 3일 각각 국회 당정협의와 ‘JTBC 뉴스 9’(사진)에서 설화를 일으켰기 때문이죠.
지난달 31일 발생한 여수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한 당정협의 자리에서 그는 의원들의 지적에 억울하다는 듯한 웃음을 지어 “지금 웃음이 나옵니까?”하는 소리를 들었네요. 윤 장관이 “유출로 인한 1차 피해자는 GS칼텍스, 2차 피해는 어민”이라고 말했다가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죠. 앞서 현장에 가서 코를 막았다는 보도가 일파만파로 확대되자 지난 3일 뉴스에 출연해 “독감 때문이었다”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네티즌은 격한 댓글로 비난하고 있는데 차마 활자로 담을 수 없습니다. 인터넷상에서 ‘윤진숙’ 이름 석자만 들어가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합니다.
2. 윤 장관에 쏟아지는 비난, 개인적으로 안타깝습니다. 평생 연구에 매진하여 살아온 학자 분이 맷집도 키우지 않은 채 어느 날 장관에 발탁되어 온갖 풍파를 겪고 계신 것에 대해서 말입니다. 장관 임명을 위한 국회청문회 당시 매끄러운 답변과 세련된 자세를 갖추지 못해 어찌나 혼쭐이 났던지 청문회가 끝난 후 이미지컨설팅까지 받았습니다. 헤어스타일과 의상에 변화를 꾀했었죠.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에선 “…그게 2000년 몇 년인지 모르겠네…” 식의 얼버무리는 화법으로 화를 자초하기도 했고요. 언론학자 등 전문가들은 윤 장관이 메시지 전달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3. 프랑스에서 통용되는 개념 중 ‘벨르 레이드’라는 말이 있답니다. 준수하거나 아름다운 남녀가 아닐지라도, 훌륭한 자기표현력과 세련된 스타일을 갖추었다면 미색남녀와 비슷한 수준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는 관용구입니다. 단지 얼굴만 빼어난 사람이 전적으로 유리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4. 윤 장관에게 부족한 것은 ‘훌륭한 자기표현력과 세련된 스타일’ 같습니다. 그것이 신데렐라처럼 하룻밤 안에 갖춰지진 않겠죠. 그러나 한 박자만 늦추어 반응하면 ‘세 치 참화’는 면할 겁니다.
여수 기름 유출 현장에서 기름 냄새 때문에 코와 입을 틀어막았다는 구설이 사실이 아니라면 굳이 준비해 답변하지 말아야 합니다. 한 박자 늦춰 진심으로 ‘리액션’한다면 그 진심은 전해집니다. 작심하고 해명하려다 보면 조급함에 스텝이 꼬여 또 다른 구설을 낳는다는 거죠. “왜 자꾸 언행이 구설수에 오르느냐”는 앵커 질문에 “…인기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하셨다죠? 발이 뒤엉켜 넘어지는 상황을 자초하셨습니다.
5. 박근혜정부에 여성 관료는 참으로 귀합니다. 한국 역사에서 여성이 최고 리더가 됐다는 것은 혁명과 같은 일인데, 생각보다 여성 고위직 관료가 많지 않은 점은 아쉽습니다. 한데 그 귀한 윤 장관과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각기 ‘구설’과 ‘무색’이라면 ‘마초남(힘만 앞세우는 단순 무식한 성격의 남성을 뜻함)’들의 공격은 더욱 격해지겠죠.
6.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여성 국무위원 두 분이 선전해야 마초이즘 극복이 가능합니다. 인터넷상에 떠도는 마초이즘이 끔찍해서 하는 얘기입니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