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위한 적금상품 인기몰이… 힘들어도 한푼두푼 ‘티끌 모아 행복’

입력 2014-02-06 01:34


‘티끌 모아 태산’이란 속담이 있지만 요즘처럼 연 3% 남짓한 저금리 시대엔 티끌은 모아봐야 티끌이 되기 십상이다. 특히 소액을 저축하는 서민들의 경우엔 세금 떼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거의 원금을 돌려받는 수준밖에 안 된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서민들의 목돈 마련을 돕기 위해 비과세상품인 재형저축을 18년 만에 내놨지만 출시 1년도 지나지 않아 고객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금리도 연 3.3∼4.6%로 별로 높지 않고 7년 이상 가입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조건이 저소득층에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저소득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적금상품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우리·국민·신한·하나은행 등 11개 은행이 사회적 배려자(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결혼이민여성, 한부모가족지원대상자 등)를 대상으로 내놓은 고금리 적금 상품 가입 계좌수가 지난해 전년말(2만7159계좌)보다 187% 증가한 5만841좌에 달했다고 5일 밝혔다. 가입액도 같은 기간 493억원에서 942억원으로 191%나 늘었다.

금리가 연 3.9∼7.5%로 상대적으로 높고 가입대상이 2013년 중 근로소득 연 1500만원 이하 근로자 등으로 확대한 영향이다. 우대금리 제공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가입기간이 1∼3년으로 짧은 것도 인기 요인이다. 더불어 저소득층의 단기자금수요를 고려해 주택구입 등 특별중도해지사유를 늘려 불가피하게 해지할 경우에도 이자를 보장한다. 다만 구체적인 가입대상과 금리, 월 납입액 등은 은행마다 상이하기 때문에 가입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현재 가장 높은 금리와 납입한도를 부여하는 상품은 국민은행의 ‘KB국민행복적금’이다. 월 최대 5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며 1년 만기 상품으로 기본금리는 연 4.5%다. 정액적립식의 경우 전 회차 월 저축금을 납입하고 만기 해지하면 연 3.0% 포인트, 자유적립식은 만기 해지 할 경우 연 2.0%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가입대상자는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북한이탈주민, 결혼이민여성 등으로 영업점에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가입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의 ‘새희망적금’은 근로소득(총급여) 1500만원 이하 근로자, 근로장려금 수급자, 기초생활수급자, 새터민, 소년소녀가장 등을 가입대상으로 한다. 3년 만기에 금리는 연 4.5%다. 같은 은행의 계좌에서 적금 상품으로 자동이체를 등록하고 만기 해지할 경우 연 1.5% 포인트의 추가금리가 주어져 최대 연 6.0%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월 최대 납입액은 20만원이다.

2012년 10월 출시돼 지난해 가입계좌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우리은행의 ‘희망드림적금’은 1년 만기 상품으로 최대 연 7.5%의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금리는 연 4.0%이며 만기 해지 시 연 3.5% 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준다.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결혼이민자, 북한 이탈주민, 연소득 1200만원 이하 근로자 등이 가입할 수 있다.

하나은행이 판매하는 ‘희망키움적금’과 ‘내일키움적금’은 매칭적립형 상품이다. 금리가 낮은 대신 제휴한 보건복지부 및 자자체 등에서 매월 고객 불입금의 50∼100%를 매칭해 적립해준다. 농협은행과 광주은행도 이와 같은 형식의 상품을 취급한다.

희망키움적금은 3년 만기 상품으로 연 3.45%의 기본금리에 개인고객의 경우 최고 연 0.8% 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더 주어진다. 개인은 월 10만원 정액정립만 가능하며 법인·비영리단체는 적립금액과 적립횟수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입금이 가능하지만 38개월을 채워야 한다. 가입대상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별도로 지정한 희망키움통장 수급자다.

‘내일키움적금’ 역시 3년 만기 상품으로 연 3.45% 기본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개입고객은 체크카드 사용실적, 주택청약종합저축 보유 등의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최고 연 0.8%의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입대상은 지자체에서 별도 선정한 내일키움통장 수급자며 개인은 5만원 또는 10만원 정액적립만 가능하다. 법인·비영리단체는 자유롭게 입금할 수 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