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시장 휘청… 한국은 차별화?
입력 2014-02-05 02:32
전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 시장은 부정론과 긍정론이 혼재해 있다.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투매로 코스피지수가 이틀간 50포인트 넘게 떨어지자 국내 주식시장은 신흥국과의 차별화 주장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다. 반면 외국인들이 꾸준히 채권을 사들이는 만큼 한국경제에 대한 믿음은 아직 굳건함을 보여준다. 지난해 6∼7월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발표 이후 다른 신흥국 불안에도 한국 금융시장만 홀로 버텨냈던 상황이 다시 도래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33.11포인트(1.72%) 내린 1886.85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21.19포인트(1.09%)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빠진 것이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189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8월 28일(1884.52) 이후 5개월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0.7원 내린 1083.8원으로 진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전날 14.1원 급등했던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 4000여억원에 이어 이날도 6000억원 넘게 내던지며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0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언제 순매수로 전환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G2(미국 중국)의 경기 둔화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발표된 1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51.3으로 전달보다 5.2포인트나 급감,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원화채권 투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들어 대규모 자본 유출로 위기설에 시달리는 여타 신흥국과의 차별성은 여전하다고 말한다. 외국인은 지난달 원화채권을 1조40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연구위원은 “한국이 신흥국 범주에 들기는 하지만 국가신용등급이나 경제 기초체력으로 볼 때 위기에 놓인 신흥국을 대체할 안전 투자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 김한진 수석연구위원은 “늦어도 3월 초순에는 신흥국 위기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면 한국 대만 등 우량 신흥국으로의 자본유입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다만 금융 불안이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경제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도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허문종 수석연구원은 “아세안과 중남미 수출시장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신흥국 위기로 인한 수출 감소와 금융 불안으로 소비 및 투자가 위축되면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달성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