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해 군사비 161조원 추산 주변국 긴장…韓은 친구 日은 적
입력 2014-02-05 02:34 수정 2014-02-05 07:34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매년 군사비 지출을 늘리고 있어 주변국의 긴장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영국의 군사 컨설팅업체 IHS제인스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올해 군사비 지출 규모가 1480억 달러(약 161조원)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1392억 달러(약 151조원)에서 88억 달러 늘어난 데 불과하지만 미국이 지난해 국방예산 6643억 달러(약 722조원)에서 올해 5749억 달러(약 625조원)로 849억 달러나 줄인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중국의 내년 군사비 지출 규모는 2382억 달러(약 259조원)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3대 강대국 전체 국방예산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2024년에는 서유럽 전체 국방예산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분쟁 해역 등지에서 군사훈련도 부쩍 늘리고 있다. 중국신문망은 4일 중국의 미사일 구축함인 하이커우함과 우한함, 수륙양용선인 창바이산함 등 3척으로 구성된 남해함대 원양훈련 편대가 인도양에서 실전 군사훈련을 마쳤다고 전했다. 통상적인 순찰훈련에 더해 선박 나포훈련까지 벌였다. 영토 분쟁 중인 주변국을 향한 군사적 무력시위 효과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다. 남해함대는 지난달 20일에도 남중국해에서 헬기와 공기부양선을 동원한 고강도 상륙훈련과 다양한 전투 및 순찰훈련, 선박 나포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베트남과 난사(南沙·영어명 스프래틀리)군도, 필리핀과는 시사(西沙·영어명 파라셀)군도 영유권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동중국해에선 일본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영토 분쟁 중이다. 일방적인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일본 등을 자극하더니 남중국해서도 실전 군사훈련으로 베트남, 필리핀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외교정책에서 한국을 ‘친구’로, 일본을 ‘적’으로 명확하게 구분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성도일보는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생일축하 친필 서명 서한을 보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 최고지도자가 한국 국가지도자에게 생일축하 편지를 보낸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매체는 시 주석의 생일축하 편지를 ‘한국과 연합해 일본을 제압한다’는 ‘연한제일(聯韓制日)’로 평가했다. 과거 20여년간 ‘친구도, 적도 없는’ 외교정책의 틀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웬만한 주변국과 영토 분쟁 중인 상황에서 한국을 친구로 차별화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