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님과 더 깊고 친해지려면… ‘존 비비어의 성령님’
입력 2014-02-05 02:33
존 비비어의 성령님/존 비비어 지음, 윤종석 옮김/두란노
그리스도인들이 흔히 저지르는 잘못 중 하나. 성령을 인격으로 알기 전에 그분의 역사(役事)와 능력부터 알려고 한다는 거다. “그분은 무한히 거룩하고 무한히 지혜롭고 무한히 능하신 분이다. 그러면서도 놀랍도록 자상하고 민감하고 긍휼이 풍성하신 분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믿는 성령은 과연 우리의 경외와 애정과 믿음과 사랑과 헌신과 온전한 복종을 받기에 합당하신 인격인가? 아니면 그냥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어떤 힘이나 영향력인가?”(20쪽)
저자는 “후자의 입장은 얄팍하고 조잡하며 심지어 이단적”이라며 “성령을 그런 식으로 믿으면 영적 교만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하나님의 영, 즉 성령님을 어떤 영향력이나 막강한 힘으로 보는 사람은 늘 “나는 성령을 더 원한다”고 말하지만 성령을 놀라운 인격으로 보는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하면 그분께 나를 더 드릴 수 있을까?” 바로 이것이 책의 출발점이다. 성령님과 깊고 친밀한 관계 만들기.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하다.
그는 ‘순종’ ‘구원’ ‘존중’ 등을 쓴 세계적인 기독 작가이자 복음주의 운동가다. 한 목회연구기관 조사에서 존 스토트, 유진 피터슨, 헨리 나우웬 등과 함께 우리나라 크리스천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외국인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저자는 먼저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성령’을 짚어본다. 성경 곳곳에 성령의 속성이 확실히 나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그리스도인은 안타깝게도 성령님을 잘못 이해한다. 그중 한 예가 성령을 생각할 때 즉각 비둘기를 연상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사복음서를 보면 하나님의 영인 성령님이 비둘기같이 예수님 위에 임하셨다고 나온다(마 3:16, 막 1:10, 눅 3:22, 요 1:32 참조). 하지만 이는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그 사람은 바람같이 달린다’ ‘그 사람은 황소같이 강하다’에서 ‘그 사람’이 ‘바람’이나 ‘황소’가 아니듯, ‘성령님이 비둘기같이 임하셨다’는 말도 ‘성령님=비둘기’는 아니란 뜻이다.
그럼 성령님은 누구인가. 그분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제3위 인격이시다. 그리스도인들은 늘 ‘예수님은 내 마음속에 계신다’고 말하지만 성경엔 분명히 언급돼 있다. 그분은 하나님 오른편에 앉아 계신다고(막 16:19 참조). 그러니까 예수님은 거의 2000년 동안 그 영광의 자리에 계셨다. ‘예수님이 우리 마음속에 계신다’는 말을 좋아하지만 실제로 우리 마음속에 거하시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님이다.
작가는 그렇기 때문에 ‘성령님과의 교통’(코이노니아)을 강조한다. 교통해야 하나님을 알 수 있고, 예수님과 더 친해질 수 있다. 저자는 성령과 긴밀하게 교통하여 행하는 사역자로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를 소개했다. 1980년대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리며 “조 목사는 하루 네 시간씩 성령 안에서 기도한다. 조 목사는 성령과 친밀하게 함께하는 시간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그래서 그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저자는 성령님과 깊고 친밀한 관계는 믿음으로 이뤄진다며 조 목사처럼 기도할 것을 권한다. 특히 책의 마지막 두 장을 ‘방언’에 대폭 할애할 정도로 성령의 언어를 강조한다. 방언은 하나님과만 나누는 생생한 사귐이다. “편의상 방언을 공적 용도와 사적 용도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공적’이란 한 사람이 성령께 받은 것으로 다른 개인이나 단체를 섬긴다는 뜻이다. 반면에 두 가지 ‘사적’ 방언은 우리 개인을 하나님과 직접 연결시켜 준다. 그중 하나는 그분과 더욱 깊이 친밀해지게 하고, 다른 하나는 그분의 온전한 지식을 따라 중보기도를 할 수 있게 해준다.”(158쪽) 저자는 방언의 네 종류와 유익, 성령님 안에서 기도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성령님과 특별한 교제를 원하는가. 이 책은 매 장마다 ‘성령님에 대한 묵상’을 통해 독자 스스로 성령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