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징역 20년 구형] 이석기 최후진술 “RO 총책이라는 주장은 토끼에게서 뿔 찾는 격”

입력 2014-02-04 02:34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국가기관이 조작·날조한 음모”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3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북한과 연계를 맺은 적도 없고 폭력으로 정권을 전복하려 한 적도 없다”며 “내가 RO 총책이라는 검찰 주장은 토끼에게서 뿔을 찾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없는 것을 없다고 하는데 이를 증명하라고 하니 답답하다”며 “‘물질적 기술적 준비’란 시설 파괴나 소요가 아닌 ‘민족 공멸을 막기 위한 반전(反戰)을 준비하자’는 뜻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법정에서 자신을 ‘종북 몰이’의 희생양으로 표현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2012년 처음 국회의원이 됐을 때부터 ‘종북 대표’로 호명됐다”며 “종북 프레임에 갇힌 상태에서 터진 내란음모 사건은 마녀사냥으로 이어졌고 결국 나를 의사당에서 끌어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이번 재판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블랙홀처럼 흡수했고, 정권 비판은 종북으로 매도됐다”며 “검찰이 정권의 영구집권을 뒷받침하려고 진보당을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신시대라면 이런 영구집권 음모가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나 지금은 아니다”며 “유신이 부활하면 6월 항쟁도 부활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재판이 시작되자 법무부가 진보당에 대한 해산심판을 청구했다”며 “이 사건이 진보당의 운명까지 좌우하게 된 데 무거운 우려를 느낀다”며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해산심판 청구 사건도 언급했다. 헌재는 18일 통진당 해산심판 사건에 대한 2차 변론을 열 예정이다.

수원=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