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대구국제학교… 임금 올리고 외국인 학생에 장학금 잔치

입력 2014-02-04 01:40

외국학교법인이 운영하는 대구국제학교(DIS)가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의 감시 사각지대에서 규정을 어기고 제멋대로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3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외국학교법인이 운영하는 DIS는 2010년 8월 개교 후 3년여 동안 임직원 급여, 장학금, 용역계약, 해외 송금 등에서 예산을 마구잡이로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DIS는 지난해 1월 학교 이사회가 임금 인상률을 3%로 정한 것을 무시하고 교사 10여명의 임금을 7∼12% 올렸다. 앞서 개교 후 이듬해 교장 등 임원 임금과 교사 등 직원 임금을 각각 75%, 12% 올린 뒤 다음 학기에 곧바로 각각 27%, 8%씩 추가 인상하기도 했다.

장학생 선발 시 ‘장학생 선정위원회’를 구성·운영토록 했지만, 지난해 연말까지 이를 무시한 채 교장이 직접 선발 대상이 아닌 외국인 학생 120여명에게 장학금을 나눠줬다. 또 3000만원 이상 용역 계약 시 일반경쟁을 실시하도록 한 것도 지키지 않고 2011∼2012년 3억2000만원의 급식위탁 용역과 7000여만원의 청소 용역을 수의 계약했다. 명확한 근거 없이 학교운영을 맡은 미국 사립학교법인에 컨설팅비 명목으로 3억5000만원을 송금했다.

DIS는 이 같은 방만 운영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여간 주요 수입원인 학생 수업료를 거의 매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은 DIS 감시·감독 권한이 있지만 도를 넘어선 DIS 행태를 제지하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DIS의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과 한국의 관념차이에서 비롯된 오해도 있다”며 “문제가 불거진 뒤 이를 시정할 것을 학교 측에 요구했고, 의견차를 좁히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