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100년의 역사 한눈에 본다
입력 2014-02-04 02:32
그림책의 위대한 발견展(7일∼6월 8일 성남아트센터)
2012년 4월 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연례 부활절 행사장에서 어린이들에게 그림책 한 권을 읽어줬다. 미국의 유명한 그림책 작가 모리스 센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였다. 당시 괴물 흉내를 내며 책을 읽어주는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에 아이들은 소리 지르며 환호했다.
엄마 말을 안 듣는 주인공 맥스와 괴상망측한 괴물들이 등장하는 이 책이 1963년 처음 출간됐을 당시 교육학자, 그림책 평론가들은 우려했다. 지나치게 공포감을 준다는 이유에서였지만 당시 어린이들은 지금처럼 환호했다. 현재 이 책은 분노와 공포에 대한 아이들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냄으로써 그림책의 경지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2000만부 이상 팔렸고, 영화와 오페라 등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센닥의 작품을 비롯해 그림책 100년을 아우르는 중요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펼쳐진다. 오는 7일부터 6월 8일까지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에서 펼쳐지는 ‘그림책의 위대한 발견전’이다. ‘배고픈 애벌레’로 유명한 그림책의 거장 에릭 칼이 아내와 함께 세운 ‘에릭 칼 그림책 미술관’의 소장 작품 중 98점을 실사 프린팅해 들여왔다.
1900년대 초기 파머 콕스가 그린 ‘브라우니’ 요정부터 2000년대 작품까지 지난 100년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파랑, 노랑 등 색종이를 찢어 만든 작품으로 사랑받은 레오 리오니, ‘슈렉’의 원작자이자 ‘카툰의 왕’이라 불리는 윌리엄 스타이그, 만화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듣는 줄스 파이퍼의 작품 등이 들어온다. ‘위대한 이야기’ ‘유명한 캐릭터’ ‘시와 노래’ 등으로 분류해 그림 속의 스토리를 함께 엿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이와 함께 모 윌렘스의 작품 23점을 모은 ‘모 윌렘스 월드’ 코너가 별도로 마련된다. 윌렘스는 미국의 유명 어린이 TV 프로그램 ‘새서미 스트리트’의 작가 출신으로 현재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스타 그림책 작가다. ‘내 토끼 어딨어’ ‘비둘기에게 버스 운전을 맡기지 마세요’ 등의 재기발랄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림 외에 그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상도 상영된다. 윌렘스는 이달 말 방한, 미술관에서 직접 작품을 읽어주는 특별 행사도 할 예정이다.
‘그림책은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거나 ‘그림책은 예술이 아니야’라는 편견을 깨뜨리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9일까지 인터파크티켓과 소셜커머스 티몬에서 전시오픈기념 특별할인 행사도 진행된다(1588-7211).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