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80만 마리 살처분… AI 역대 최악 재앙 우려

입력 2014-02-04 01:37

지난달 16일 전북 고창에서 시작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수도권과 충청, 영남으로 확산되면서 역대 최대의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각 시·도 AI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그동안 AI로 인해 살처분됐거나 살처분을 앞둔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280만 마리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11월부터 2007년 3월까지 104일간 발생한 2차 AI 발생 당시 살처분됐던 280만 마리에 육박하는 수치다. 물론 선제적인 살처분 조치를 강화한데 따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올해는 2003년, 2006년, 2008년, 2010년의 역대 AI 때보다 확산속도가 빠른 편이다. 여기에 철새까지 감염돼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AI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액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발생했던 사례 중 역대 최악의 ‘AI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많다.

2003년 이후 4차례의 AI사태 가운데 가장 피해액수가 컸던 해는 2008년으로 전국 19개 시·군 1500여 농가에서 닭과 오리 1020만 마리를 살처분 하는 등 307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2010년 12월 발생해 역대 최장기간인 139일간 25개 시·군을 휩쓴 AI의 경우 286농가가 닭과 오리, 메추리, 꿩 647만 마리를 땅에 묻어야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역대 최악의 AI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각오로 확산을 막는데 힘 쏟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설 연휴기간 4건의 AI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부산 강서구 닭 사육농가 등에서 AI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의심신고에 따라 오리 9000여마리를 예방차원에서 매몰 처리한 충북 진천 오리농장은 H5N8형 AI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앞서 신고된 경남 밀양과 경기 화성의 양계농장에서 집단 폐사한 닭도 고병원성 AI로 판명됐다. 전남 영암과 신안의 야생 청둥오리 역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영암=장선욱 기자, 전국종합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