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귀국 유학생 급증 “우리도 취업난”
입력 2014-02-04 01:36
해외에서 대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중국 학생들이 국내에서 일자리 찾기에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가운데 취업난을 뚫은 경우에도 4명 중 3명이 자신의 예상보다 낮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외국 대학을 졸업하고 귀국할 것으로 예상되는 학생은 사상 최고인 30만명이나 된다. 이들은 지난해 중국 국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시장 문을 두드리는 730만명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는 올 들어 ‘가장 음울한 대졸자 취업 시장’이 펼쳐지고 있다”고 3일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하이구이(海歸)’라 불리는 귀국 유학생 수가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 대졸자 취업시장 규모는 오히려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위보(杜玉波) 중국 교육부 부부장(차관)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의 경우 2012년에 비해 취업시장 규모가 15%나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싱크탱크인 ‘중국과 세계화 연구센터’에 따르면 2012년 귀국 유학생 수는 27만2900명으로 전년보다 46%나 증가했다. 1978년 개혁개방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귀국한 유학생 수는 모두 합해 100만명이 좀 넘는다. 이들 가운데 80%가량이 지난 6년 사이에 귀국했다.
지난해 해외 유학을 떠난 중국 학생은 45만여명으로 전년도보다 12% 증가했다. 새로 유학길에 오르는 학생도 꾸준히 늘고 있으나 귀국하는 학생 수가 이를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세계화 연구센터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외국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 가운데 59%가량이 “취업을 위한 네트워크가 국내 대학 졸업생보다 불리하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유학생은 4명 중 3명꼴로 자신의 기대보다 적은 보수를 받고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더햄대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받은 재클린 구(24)는 “취업이 대학 입시보다 훨씬 어렵다”며 “중국 기업들은 아이비리그나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등만 요구한다”고 SCMP에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4개월 동안 이력서를 50장이나 제출한 끝에 마침내 상하이에 있는 로펌에 취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생각했던 월급의 3분의 1 수준인 3800홍콩달러(약 52만8000원)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경우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컬럼비아대에서 보험학 석사를 취득했지만 취업에 실패한 양허보는 “칭화대나 베이징대처럼 중국 명문대 졸업생이 국내에 동문도 많아 취업에 유리하다”고 토로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