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몽준·인천 황우여·경기 남경필”… 與, 수도권 인재 총동원령

입력 2014-02-04 02:33

새누리당이 6월 지방선거에 대비해 중진 차출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재 총동원론까지 들고 나왔다. 선거 승리를 위해 여권에서 동원할 수 있는 후보를 최대한 투입해야 된다는 논리로 특히 전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수도권 ‘빅3’(서울시장·인천시장·경기도지사)를 중심으로 나오는 얘기다.

새누리당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3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인의 정치적 목표나 행보에만 맡겨놓고 기다릴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중진 의원뿐만 아니라 정부·여당으로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재를 총동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서울시장 출마설이 거론되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 대해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지사 차출론에 이름이 오르는 남경필 의원에 대해서도 “출마할 수 있도록 당에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진들의 실명을 나열하며 압박했다. 심 최고위원은 “경쟁력 있는 중진으로 꼽히는 분들은 서울 정몽준 의원, 인천 황우여 대표, 경기 남 의원”이라며 특히 “황 대표는 헌신적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당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출마에 대해 전향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정 의원은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면 당의 견해를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늦기 전에 필요한 결정을 할 것”이라며 “(출마 결심과 관련해) 장애물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언론과의 접촉에서 “이번 주 안에 (당에서 출마 문제로) 연락 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 요청이 오면 고려해 답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그라졌던 김세연 의원 동원론이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김 의원이 재선이지만 이미 부산시장 선거전에 뛰어든 서병수 의원의 지지세가 뜨지 않아서다. 그러나 155석으로 원내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의석수가 부담돼 총동원론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지역구를 두고 재·보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을 제외하고는 동원론의 당사자들까지 출마를 강력히 고사하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한번 국회의원이 됐으면 ‘내가 뼈를 묻는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경선 출마 의지가 강한 남 의원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로 마음이 기운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