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예배마다 설교 주제 담은 詩 낭송하는 목사님

입력 2014-02-04 01:35


여수 안디옥교회 임판석 목사

“성도들이 더 친근하게 성경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시(詩)가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남 여수시 양지6길 안디옥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임판석(64·사진) 목사는 4년 전부터 주일예배 때마다 시를 낭송한다. 성경봉독 이후 2분간이다. 성시는 그날 설교의 주제를 담는다. 설교하려는 성경 구절 내용을 요약했고 시적 상상력을 동원해 의미를 풀어냈다.

임 목사는 ‘보혈’ ‘기도’ ‘예수님은 누구신가’ 등 주제별 설교를 비롯해 ‘습관’ ‘만남’ ‘감사’ 등 기독교인의 생활과 관련된 설교에서 시를 활용한다. ‘보혈’에서는 “오직 자기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인류의 죄/ 정결케 하셨네…이제 우리는/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은 자 되었습니다”로 묘사했다.

임 목사는 “시를 짓고 난 후 교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성도들과 함께 나눈다”며 “시를 읽으면서 성경 이해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는 여수 CBS방송의 ‘시의 산책’에도 출연해 시를 직접 낭독하고 설명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성경 66권을 주제로 지은 시를 들려주고 해석한다. 매주 성경 한 권을 읽고 그 내용을 시에 축약했다. 시어(詩語)는 한국교회의 공예배용 성경인 ‘개역개정’ 성경의 맛과 흐름을 그대로 살렸다. 지난해까지 구약을 끝냈고 지금은 신약성경을 낭송하고 있다.

그는 “성경은 역사와 이야기, 시와 속담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돼 있다”며 “이를 시적 언어로 재해석할 때 감동은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 내용을 시로 쓰는 것은 경건의 시간(QT)의 한 형태로 볼 수도 있다”며 “신자 누구라도 성경을 읽고 난 감흥을 시로 표현한다면 깊이 있는 신앙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목사는 실제 등단 시인으로 활동하는 문인이기도 하다. 2010년 ‘한국문학정신’에 ‘미항 여수’ 등 3편의 시가 당선되면서 시 문학에 입문했다. 한국문학정신 문인협회 정회원이며 ‘들뫼문학’ 동인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