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광진흥책’ 발표… 봄·가을 관광주간 신설, 초·중·고 휴업 추진
입력 2014-02-04 02:33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봄·가을에 각 11일씩 총 22일이 ‘관광주간’으로 지정돼 이 기간 철도 요금과 숙박료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또 이 기간에 초·중·고교의 단기방학이 학교장 자율로 시행된다.
정부는 3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관광진흥책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관광산업의 내수 비중을 높여 2017년까지 관광 분야 일자리를 100만개로 늘리고 내국인 국내 관광시장 규모를 30조원으로 확대하는 등 국제 관광경쟁력을 15위권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관광진흥책에 따르면 관광주간은 지역축제가 집중적으로 개최되는 5월 1∼11일, 9월 25일∼10월 5일로 정하고, 이 기간에 현장학습을 겸한 가족여행이 확산될 수 있도록 초·중·고교의 단기방학을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단기방학 시범학교를 신청 받아 여행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신규 여행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각각 여행경비 10만원씩 총 20만원을 중기 근로자 3500명에게 지원하는 근로자 휴가지원제도를 시범 운영한 후 내년부터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부터 매년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올해의 관광도시’ 3곳씩 선정하고 3년에 걸쳐 각각 25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2019년까지 관광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500억원의 펀드를 조성·운영하기로 했다. 또 관광 숙박시설의 시설자금 대출기간을 연장하고 관광단지·관광특구의 융자한도도 2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행 투자적격 이상 신용등급으로 규정돼 있는 복합리조트의 외국인투자자 자격 요건을 신용등급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종합적인 자금조달 능력 등을 감안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의 국내 카지노 진출 벽이 낮아지게 되나 신뢰성 낮은 외국자본의 유입 가능성에 따른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역관광 진흥을 위한 교통체계 개선책으로 경의선과 경원선을 활용한 DMZ트레인을 개통하는 등 철도 5대 관광벨트를 구축하고, 지방공항 국제노선도 연말까지 51개로 확대한다. 또한 농어촌 관광개발을 위해 농가 소규모 농산물 가공에 대한 규제 완화, 농촌체험휴양마을 등급평가제를 도입하고 한국형 보스턴 마라톤 등 지역명품 스포츠 이벤트도 개발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해외여행은 크게 늘어났는데도 국내 관광 총량은 변화가 없다”며 “국내 관광 활성화를 통해 내수경기 진작과 일자리 창출이란 선순환 구조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광산업이야말로 간단한 발상 전환으로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이므로 불필요한 규제들을 꼼꼼하게 찾아내서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광업계는 정부의 이번 관광진흥책에 대해 “국내 관광의 경우 고물가 등으로 부담이 크다. 그래서 같은 값이면 외국으로 가겠다는 사람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국내 관광 진흥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교통비와 숙박비 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신창호 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