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2014년 첫 무대는 ‘숙영낭자전’

입력 2014-02-04 01:34


국립창극단이 올해 첫 작품으로 창극 ‘숙영낭자전’을 달오름극장에서 올린다. 국립창극단이 없어진 판소리 일곱 바탕을 토대로 창극을 만드는 ‘판소리 일곱 바탕 복원시리즈’의 두 번째로 선택한 작품이다.

숙영낭자전은 조선 후기 부녀자들이 즐겨 읽던 연애 소설. 손이 귀한 양반가의 외아들 선군이 꿈에서 본 선녀 숙영 낭자와 사랑에 빠지고, 평소 선군을 흠모하던 몸종 매월이 이를 시기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입신양명이나 충효 같은 유교적 가치보다 ‘사랑’을 더 중시하는 남녀 주인공의 모습이 지금 봐도 낯설고 파격적이다. 당시 워낙 인기가 많아 여러 이본이 존재했고, ‘숙영낭자타령’이란 판소리로 불렸다. 일제강점기 국창 정정렬이 만들어 부른 소리가 전해져왔으나 1990년대 이후 더 이상 불리지 않았다. 이번에 창극으로 탈바꿈하면서 신영희 명창이 소리를 짜는 작창(作唱)을 맡아 주목된다.

지난해 연극 ‘숙영낭자전을 읽다’로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관객을 사로잡았던 김정숙과 권호성 콤비가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두 사람 모두 창극은 처음이지만 25년 전 극단 ‘모시는 사람들’을 창단한 이래 창작극계에서 활약해온 만큼 기대를 모은다. 세 주인공 숙영, 선군, 매월 역은 국립창극단의 실력 있는 젊은 배우들이 맡았다. 리모델링을 마친 달오름극장에서 처음 펼쳐지는 무대라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부터 23일까지. 2만∼5만원(02-2280-4114).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