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자녀들과 왕래도 없이 정초 쓸쓸히 숨진 91세 노인

입력 2014-02-03 03:08 수정 2014-02-03 05:55

설 명절 당일 홀로 숨진 채 발견됐던 독거노인 정모(91)씨에게 7명의 자식이 있었지만 아무도 그를 찾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가 사망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2일에도 빈소는 마련되지 않았다.

정씨는 지난 31일 서울 응암동 자택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응암1동주민센터에 따르면 정씨는 7명의 자녀들과 왕래도 없이 혼자 지내왔다. 주민센터 측은 정씨가 지난해 9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될 때 비로소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정씨는 “자녀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천 응암1동장은 “10만원짜리 월세방에서 홀로 살던 분”이라며 “집에 찾아오거나 연락을 따로 하던 자식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주일에 한 번씩 정씨를 만나 온 사회복지사 이승민씨는 “정씨는 평소 지하철을 타고 탑골공원을 즐겨 찾는 등 외출을 좋아했다. 주민센터에서 쌀을 받으면 본인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이웃 할머니에게 주라며 사양하던 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주민센터가 수소문한 끝에 지난 1일 오후 충남 공주에 사는 넷째아들(57)과 연락이 닿았다. 그는 3일 서울에 올라와 장례를 치르겠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주민센터는 전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