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품은 레노버 “삼성 넘겠다” 선전포고
입력 2014-02-03 01:33
중국의 대형 IT업체 레노버가 구글의 휴대전화 사업 부문인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위협할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레노버의 양위안칭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삼성과 애플을 뛰어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 내년 1억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구글은 지난달 29일 레노버에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29억1000만 달러(3조1200억원)에 매각했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2012년에 124억 달러(13조3000억원)에 인수했었다. 인수가에 비해 턱없는 헐값 매각이다. 하지만 모토로라를 인수한 뒤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 온 구글로선 실적 부담을 해소하게 된 측면도 있다. 게다가 1만7000여개에 달하는 모토로라 모바일 특허권 대부분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게 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기업들을 상대로 한 법적 보호 혜택은 여전히 누리게 됐다.
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버는 단숨에 스마트폰 시장 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레노버와 모토로라의 판매량을 합산 집계한 스마트폰 점유율은 6%라고 발표했다.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등에 업고 삼성전자(32.3%)와 애플(15.5%)을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양위안칭 CEO는 “레노버와 모토로라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며 “두 회사가 힘을 합쳐 매우 혁신적인 제품이나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SA는 지난해 연간 스마트 손목시계 판매량을 100만대로 추산했다. 3년 뒤인 2017년에는 스마트 손목시계 판매량이 5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스마트폰 판매량 대비 스마트 손목시계 판매량 비율은 지난해 0.1%에서 올해 0.7%, 2017년에는 4%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