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과 영업이익률 差 한자릿수로 좁혀
입력 2014-02-03 00:52 수정 2014-02-03 02:52
삼성전자가 두 자릿수로 벌어져 있던 애플과의 영업이익률 격차를 지난해 한 자릿수로 줄였다. 여세를 몰아 애플의 안방인 미국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 굳히기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실적이 부진했지만 애플과의 영업이익률 격차만큼은 큰 폭으로 줄였다. 4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4.02%와 22.74%로 격차는 8.72% 포인트에 불과했다.
불과 2년 전인 2011년 4분기에는 애플의 영업이익률이 37.42%에 달한 반면 삼성전자는 9.87%에 그쳐 4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삼성전자는 2012년 4분기에 영업이익률 15.77%를 기록하면서 31.57%인 애플과의 격차를 2배 정도로 줄였고 지난해에는 이를 한 자릿수까지 좁혔다. 애플은 9월 초 ‘아이폰5s’와 ‘아이폰5c’을 출시했고 삼성전자는 4분기에 IT·모바일(IM)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1조원 가까이 줄었음에도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 격차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업계는 오랜 기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만 의존해 온 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 둔화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수익률도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다양한 라인업의 갤럭시 시리즈 외에도 메모리 반도체·가전 등으로 수익률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애플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본거지인 미국 시장에서도 지난 4분기 동안 1위 자리를 두고 애플과 엎치락뒤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지난해 10월에는 애플이, 11월에는 삼성전자가, 12월에는 애플이 각각 스마트폰 1위 자리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신제품이 출시된 9월 이후에도 점유율이 점점 줄어들다가 11월에 점유율 31%로 삼성전자(34%)에 1위 자리를 내줬다. 12월에는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시즌 영향으로 애플이 1위를 탈환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최고급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여 미국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미국에서도 애플을 누르고 스마트폰 1위 자리를 확고히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일 “애플이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중국에 본격 진출하면서 올 1분기 삼성전자와의 영업이익률 격차를 다시 벌릴 것이란 관측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업체 레노버가 구글의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애플에 태클을 걸 수도 있어 삼성-애플 간 경쟁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