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구용 토종 씨닭 위협… 부산서도 의심신고

입력 2014-02-03 03:06

국립축산과학원이 있는 경기도 수원시 화서동 농촌진흥청 내 소하천에서 폐사한 큰기러기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부산에서도 처음으로 AI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수원 농촌진흥청 내 소하천 반경 10㎞ 안에는 연구용 토종 씨닭 703마리가 있는 국립축산과학원이 있어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산하기관인 과학원은 유전적 가치가 뛰어난 씨닭과 씨오리, 알 등 2만점이 넘는 유전자원을 수원과 충남 천안, 전북 남원에 분산 보존하고 있다. 수원 본원에는 씨닭이 있다.

농촌진흥청은 AI 발생 직후 자체 위기경보 4단계 중 최고 수준인 ‘심각’을 발령, 수원 축산과학원을 지난달 27일부터 외부와 완전 격리시켰다. 과학원 근무자를 퇴근시키지 않고 원내에 상주시킨 상황에서 출입문을 폐쇄했으며 하루 3회 이상의 예찰과 소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AI 감염 의심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부산 강서구에 있는 한 닭사육 농가(2만5000마리 사육)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농가 주인은 지난 1일 닭을 사육하는 2개동 중 1곳에서 200여 마리의 닭이 폐사한 것을 보고 당국에 신고했다. 이 농가는 지난달 30일 고병원성 AI로 판명된 경남 밀양 토종닭 농가와 약 34.1㎞ 떨어져 있고 대규모 철새도래지인 을숙도와도 가깝다.

충북 음성군 대소면 삼정리 소재 종오리농가에서도 AI 감염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된 농장은 지난달 29일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진천군 소재 한 종오리 농장으로부터 4.1㎞ 떨어진 곳이다. AI 검사 결과는 4일쯤 나올 예정이다. 전북 정읍의 토종닭 농장에서도 AI 감염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이날까지 AI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된 농장은 총 37곳이며 예방적 살처분 농장을 포함해 106개 농가의 닭·오리 250만3000마리가 살처분됐다.

한편 지난달 26일 부산 강서구 등지에서 발견된 왜가리, 중대백로, 청둥오리 등 야생조류 폐사체에 대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검사에서는 AI 음성반응이 나왔다.

수원=김도영 기자, 전국종합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