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 평가전 성적 불합격]진주 못 캔 홍명보 귀국 미루고 유럽으로

입력 2014-02-03 02:51 수정 2014-02-03 06:23

1승2패에 1득점 6실점. 미국에서 막을 내린 ‘홍명보호’ 평가전 성적표다. 홍 감독은 세 차례 평가전을 끝낸 뒤 “많은 것을 얻었다. 월드컵 본선에 가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부분을 향상시켜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월드컵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유럽파의 공백과 국내파의 한계를 절감했다.

한국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4분과 후반 15분 크리스 원돌로프스키에게 두 골을 내주며 0대 2로 패했다. 코스타리카와의 새해 첫 평가전에서 1대 0으로 승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한국은 멕시코(0대 4패), 미국에 연속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멕시코전에 이어 미국전에서도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최전방의 김신욱(울산)과 이근호(상주)를 활용한 공격 패턴은 단조로웠다. 공·수 전환도 느렸다. 유기적인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으니 공의 흐름은 뻑뻑했다.

이번 전훈의 목표는 해외파와 호흡을 맞출 국내파 선수들을 발굴하는 것이었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의 기량 점검이 급선무였다. 하지만 김신욱과 이근호는 자신의 기량을 보여 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두 선수는 수비수와 미더필더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지 못하는 바람에 고립되기 일쑤였다.

홍 감독은 평가전을 모두 마친 뒤 “평가전에서 패한 것 이외에는 아쉬운 것이 없다”며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불만이 없고, 선수들도 뭔가 얻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결과에 대해선 감독인 나를 비난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명보호’는 이번 전훈에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릴 새로운 국내파 선수를 찾지 못했고, 결국 해외파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유럽파들이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수비수 박주호와 미드필더 구자철(이상 마인츠)은 2일 프라이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홈경기에서 각각 결승골(전반 24분)과 쐐기골(후반 41분)을 터뜨렸다. 마인츠는 ‘코리안 듀오’의 활약 덕에 2대 0으로 이겼다. 지동원은 최근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하자마자 곧바로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레버쿠젠)과 기성용(선덜랜드)도 소속팀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주영은 잉글랜드 2부 리그인 왓포드로 임대 이적해 경기 출전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3일 새벽 귀국한 ‘홍명보호’는 3월 6일 오전 2시 그리스와의 평가전 일정에 맞춰 3월 초에 다시 소집된다. 그리스전엔 유럽파 선수들이 총동원될 예정이다. 홍 감독은 선수들과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서 며칠 더 머문 뒤 유럽으로 출장을 떠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