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의 불청객, 요렇게 따라 하시면 실수로 찔끔 하는 일 금세 줄일 수 있어요

입력 2014-02-03 01:34


요실금은 성인 여성의 약 30%가 경험하는 증상이다. 생명을 위협하진 않으나 위생적인 면 외에도 수치심을 유발,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배뇨장애뿐 아니라 부부생활에도 지장을 줘 ‘금슬’에 대한 걱정을 낳기도 한다.

최근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을 찔끔 배출하는 요실금 증상으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비뇨기과를 찾은 주부 김모(41)씨의 경우도 그랬다. 김씨는 의사에게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치료받을 엄두가 나질 않아 병원을 찾기까지 오랜 기간 망설였다”고 털어놨다.

◇중년여성 고민거리 요실금, 복압성이 대부분 차지=요실금은 일반적으로 남성들보다는 40세 이후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요실금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12만8724명이었다. 이 중 여성이 12만659명이나 됐다. 요실금은 특히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중년 여성의 30∼60%에서 나타난다. 임신으로 인해 내려앉은 방광이 출산 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계속 처진 채로 있어 요도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요실금은 증상에 따라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 일류성 요실금으로 나뉜다. 이 중 두 가지 이상의 요실금이 병발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복합성 요실금이다.

복압성 요실금은 방광, 요도를 지지하는 골반근육과 요도 괄약근이 약해져 자신도 모르게 소변을 찔끔 배출하는 경우를 말한다. 전체 요실금 환자의 80%가 여기에 해당된다. 줄넘기를 하거나 하품, 기침을 할 때, 계단을 내려가거나 급하게 걸을 때와 같이 배에 힘이 들어가게 될 때 주로 발생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이 마려울 때 참기 어려워 화장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실례를 하게 되는 경우다. 과민성 방광이나 뇌졸중, 다발성경화증, 알츠하이머병, 신장결석, 당뇨 등과 같은 질환이 있을 때 잘 생긴다. 요로가 세균에 감염되거나 수분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했을 때도 이 같은 증상을 보인다. 절박성 요실금 환자들은 자다가 요의를 느껴 일어나서 화장실을 찾는 야간뇨와 보통 사람보다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일류성 요실금은 방광 자체에 문제가 생겨 소변이 넘쳐흐르는 경우다. 대개 방광의 기능저하로 소변이 가득 찼는데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소변이 흘러넘쳐 요도를 통해 배출되는 식이다. 전체 요실금 환자의 5% 정도지만 전립선비대증, 척수손상, 말초신경질환, 다발성경화증, 당뇨 등의 병이 있을 때 발생한다.

◇남 몰래 할 수 있는 케겔운동으로 요실금 예방 가능=복압성 요실금은 방광이 요도를 압박하지 않도록 해주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인공테이프를 요도 밑으로 밀어 넣은 후 배에 고정시키는 수술, 즉 무긴장성테이프요법(TVT)이 많이 사용된다. TVT 테이프는 방광과 요도간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역할 외에도 요도저항력을 증가시켜 요실금을 방지하는 작용도 한다. 치료율은 90% 이상이다. 강남성심병원 비뇨기과 김기경 교수는 “전신 마취를 안 해도 되고 성공률도 높아 수술 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사실 요실금은 꾸준한 운동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특히 골반 하층 근육을 강화시키는 골반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똑바로 누운 다음 양쪽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 무릎을 90도로 세워 일정 시간 동안 유지하는 운동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커피나 탄산음료, 맵고 짠 음식은 방광을 경직시키므로 삼가야 한다. 배에 살이 찌면 복압이 올라가 요실금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뱃살 관리 및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일명 항문조이기 운동이라고도 하는 케겔운동을 하면 괄약근 조절 능력이 좋아져 요실금 예방에 도움이 된다. 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복압이 올라가므로 식습관 조절을 통해 만성변비를 해결하고 쪼그려 앉아서 일하는 자세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