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임신, 이것만은 꼭… 꼼꼼한 산전관리로 합병증 고민 끝~

입력 2014-02-03 01:34


고령 출산이 갈수록 늘고 있다. 초혼 연령이 늦어지는 추세인데다 신혼을 즐기고 싶어 임신을 미루는 신혼부부들도 많아서다. 직장생활에서 동료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출산을 늦추거나 늦둥이 등의 이유로 30대 후반, 심지어 40∼50대에 임신 및 출산을 하는 여성도 증가하고 있다.

의학이 발달하고 가임기 여성들의 영양과 기초체력이 좋아지면서 마흔 살에도 건강하게 자연분만을 하는 여성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고령임신은 임신에서 출산에 이르기까지 임신성당뇨, 전치태반(태반이 자궁 출구에 매우 근접해 있거나 출구를 막고 있는 경우), 산후출혈 등 복병들이 많아 모든 것이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제일병원 주산기센터 한유정 교수와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김광준 교수의 도움말로 고령임신 시 특히 경계해야 할 합병증에 대해 알아본다.

◇고령임신부 비율, 전체 산모의 37%나 돼=고령임신이란 만 35세 이상 여성이 임신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임신 시 각종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많기 때문에 산부인과 의사들은 ‘고위험 임신’으로 분류, 임신부에게 산전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각별히 주지시킨다.

제일병원 주산기센터에 따르면 2012년 이 병원에서 출산한 35세 이상 고령산모 비율은 전체 산모 6808명 중 37.2%를 차지했다. 이는 2003년의 12.3%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비율이다.

고령임신 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첫 임신이다. 자궁근종과 같은 부인병이나 고혈압, 당뇨, 비만, 심장병과 같은 만성 질환을 이미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35세 이상 고령 초산부가 가장 주의해야 할 임신합병증은 임신성당뇨와 전치태반, 산후출혈 등으로 조사됐다.

임신성당뇨의 경우 35세 미만 젊은 초산모의 4.3%가 경험하지만, 35세 이상 고령 초산모는 그 비율이 7.6%로 높아졌다. 이런 차이는 전치태반(1.8%대 3.3%)과 산후출혈(2.7%대 4.8%), 자궁 내 태아사망(0.3%대 0.9%) 등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먼저 임신할 수 있는 능력, 즉 가임능력이 감소되기 때문이다. 가임능력의 감소는 산모 나이가 많아지면서 난자 수가 감소할뿐더러 난자의 질도 노화 현상으로 떨어지고 배란을 저해하는 쪽으로 호르몬 환경이 변화하면서 생겨난다.

일반적으로 배란기에 잘 계획하여 부부관계를 가졌을 때 임신에 성공할 확률은 19∼26세 때가 50%라면 27∼34세 때 40%, 35∼39세 때 30%로 감소된다.

대규모 임신부 집단을 대상으로 진행된 스칸디나비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연유산을 경험할 확률은 30세 미만 때 12%에 불과하지만 30∼34세 때는 15%, 35∼39세 때는 25%, 40∼44세 때는 51%, 45세 이상은 무려 93%까지 높아진다. 자궁외임신 위험도 35세 이상 임신부가 35세 미만 임신부보다 4∼8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령임신은 또한 조기 분만 및 조산아 출산 위험도 높인다. 실제 35∼40세 임신부는 20∼24세 임신부에 비해 조산이나 저체중아(미숙아) 발생빈도가 1.5∼2배 높다는 보고가 있다.

◇산전관리 철저히 해야 합병증 위험 줄여=이유야 어떻든 30대 중반 이후 임신 계획을 세운 여성은 임신 가능성 자체가 젊을 때보다 줄어든다. 유·사산은 물론 임신성당뇨, 전치태반 등 여러 가지 임신합병증을 겪을 위험도 높다. 그래서 안전한 출산을 위해선 가능한 한 임신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맞벌이 등 상황이 어쩔 수 없다면, 주어진 연령대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임신 전부터 산부인과 의사와 긴밀한 상담과 진찰이 필요하다.

태아의 염색체 이상 유무를 알기 위해 양수검사나 융모막 검사와 같은 산전 세포유전학적 검사를 하고 정밀초음파 검사, 태아안녕평가검사 등 산전 검사도 더욱 철저히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임신을 계획하기 전 임신합병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만성 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게 바람직하다. 검사 결과,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을 경우 기형아 출산 확률이 높기 때문에 산전관리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