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상상력” 朴대통령, 소외계층 아동과 ‘넛잡’ 관람

입력 2014-01-30 03:32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애니메이션 ‘넛잡(The Nut Job): 땅콩 도둑들’을 관람했다. 올해부터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실시되는 ‘문화가 있는 날’ 첫 행사를 기념, 소외계층 아동 160여명을 초청해 함께 봤다.

문화가 있는 날은 박 대통령이 취임 후 표방했던 4대 국정기조 가운데 하나인 ‘문화융성’을 위해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협의해 만든 행사다.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국공립 전시 관람시설과 미술관, 공연장 등의 문화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넛잡은 국내 영화제작·투자 업체인 ‘레드로버’가 총 450억원의 국내 자본을 투입, 4년여에 걸쳐 제작한 장편 3D 애니메이션 영화로, 지난 17일 북미 3472개 상영관에서 개봉돼 현재까지 4000만 달러(약 432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해외 개봉관 수로는 국산영화 사상 최대 규모로 내년 1월 할리우드에서 후속작 개봉까지 확정지은 상태다. 제작비와 제작은 한국이, 시나리오와 연출은 미국이 합작한 이 영화는 국내에서도 흥행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감독은 디즈니사가 제작해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켰던 ‘토이스토리2’의 피터 레페니오티스다. 공원 식량창고를 태워먹어 공원에서 쫓겨난 설리와 땅콩을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도시로 나온 친구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박 대통령이 넛잡을 공연 관람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국내 자본과 기술이 담긴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라는 명제가 만날 경우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을 이 영화가 입증하고 있어서다. 박 대통령은 첫 문화 관련 국민 참여 행사인 만큼 여러 후보작을 놓고 고심하다 넛잡이야말로 문화융성 취지에 가장 어울린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영화가 시작되기 전 참석자들에게 “우리 생활 속에 만약 문화가 없다면, 예를 들어 영화도 없고 미술 공연도 없고 스포츠 경기도 없다면 얼마나 사는 게 삭막하고 재미 없겠느냐”면서 “올해부터 문화가 있는 날에 많은 분이 공연장 같은 데를 찾아 문화를 더욱 즐기고 사랑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에게는 “이런 걸 보면서 미래를 꿈꾸고 상상력을 더 발휘하면서, 더 감성이 풍부해지고 창조력 있는 인재로 자라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넛잡은 우리나라보다 외국에 먼저 수출돼서 굉장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내게도 남다른 애정이 가는 작품이다. 작년 첫 번째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할 때 이 영화 제작사 대표가 ‘좋은 작품을 만들었는데 마케팅 자금이 부족하다’고 해 정부와 금융기관이 적극 지원해드렸는데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관람 행사에는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남매밴드 ‘악동 뮤지션’, 연기자 이광수씨 등이 함께 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