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주목해야 할 해외 스타] (8) 아이스하키 알렉스 오베츠킨 (러시아)

입력 2014-01-30 01:35

‘NHL 황제’로 불리는 러시아의 자존심

동계올림픽의 유일한 구기종목인 아이스하키는 우리나라에선 비인기 종목이지만 북미와 북유럽에서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 가운데 하나다. 특히 소치올림픽을 치르는 러시아는 북미아이스하키(NHL), 핀란드 SM 리가와 함께 세계 3대 리그로 꼽히는 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를 운영하는 등 전통의 강호로 손꼽힌다. 구 소련 시절인 1956년∼1988년에 열린 9번의 올림픽에서 7번이나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2009∼2012년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이래 두 차례 올림픽에서 연속으로 메달권 밖에 머물렀다. 특히 4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는 8강전에서 라이벌인 캐나다에 3대 7로 무릎 꿇어 국민들을 낙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소치올림픽에서는 아이스하키 강국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2년 자신의 취임식 날은 물론 최근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면서 아이스하키 경기를 직접 뛰었을 정도다.

현재 ‘NHL의 황제’ 알렉스 오베츠킨(워싱턴 캐피털스)은 조국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러시아 대표팀의 주장을 맡았다. 2004년 NHL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워싱턴에 입단한 오베츠킨은 2005∼2006시즌 신인왕격인 콜더 메모리얼 트로피를 받으며 화려하게 출발했다. 이후 오베츠킨은 세계에서 손꼽는 NHL의 정상에 오르며 일약 러시아의 자존심이 됐다. 2007∼2008시즌에는 NHL 전체 1위인 65골을 넣어 1996년 마리오 르뮤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60골 이상을 넣은 선수가 됐다. 당시 포인트(골·어시스트 합계) 부문에서도 112포인트로 전체 1위에 오르며 최고의 해를 보낸 오베츠킨은 이 같은 성적을 바탕으로 최우수선수상에 해당하는 하트 메모리얼 트로피를 받았다. 오베츠킨은 2008∼2009시즌과 2012∼2013시즌까지 모두 세 차례 하트 메모리얼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NHL 선수노조(NHLPA)에 속한 선수들이 직접 뽑는 최고의 선수상인 테드 린지상을 2007-2008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오베츠킨은 NHL 2013∼2014시즌에서도 현재 36골을 기록하며 골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소속팀 워싱턴은 지난 2008년 13년간 총액 1억2400만 달러(약 1340억원)에 달하는 초장기 계약으로 그를 붙잡았다.

러시아는 이번에 25명의 대표팀 명단을 오베츠킨 등 15명의 NHL 선수로 채우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미국, 캐나다, 스웨덴, 노르웨이 등 라이벌들이 만만치 않다. 이들 대표팀 역시 대부분 NHL에서 뛰는 최고의 선수들로 팀을 꾸렸기 때문이다. 특히 밴쿠버올림픽에서 시드니 크로스비(피츠버그 펭귄스)의 연장 골든골을 앞세워 미국을 꺾고 우승한 캐나다, 당시 아깝게 은메달에 머물렀던 만큼 이번에 ‘승부사’ 패트릭 케인(시카고 블랙호크스)을 앞세워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미국은 최고의 강적으로 꼽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