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경상 흑자 707억달러 ‘사상 최대’

입력 2014-01-30 01:32

지난해 우리 경제가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광공업 생산은 4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투자와 소비 침체로 수입이 줄어들면서 수출이 상대적으로 커 보이는 불황형 흑자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국내 생산·소비·투자는 바닥을 쳤다.

한국은행은 29일 지난해 경상수지는 707억3000만 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종전 최대 흑자 폭인 2012년(480억8000만 달러)보다 47.2% 늘었다. 또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81억8000만 달러 적자) 이후 16년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한은은 수출이 탄탄한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수입액이 줄어들어 경상수지 흑자 폭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상수지 중 상품수지(수출-수입)에서 607억1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수출은 5709억2000만 달러로 3.0% 증가했고, 수입은 5102억1000만 달러로 0.8% 줄었다.

통계청의 ‘201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해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09년(-0.1%) 이후 처음이다. 연간 소매판매액지수는 0.7% 늘어 2003년(-0.3%)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고, 설비투자 역시 2009년(-9.5%) 이후 최대 감소 폭인 -5.0%를 나타냈다.

이처럼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의 이면에는 내수가 침체되면서 수입이 줄어든 우리 경제의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지난해 말부터 투자와 소비는 점차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및 자동차 생산 호조로 2009년 6월 이후 54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인 3.4%를 기록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2.3으로 전달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세종=이성규 기자, 박은애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