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봐도 물리지 않는 사랑과 감동… 뮤지컬 이상의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입력 2014-01-30 01:32


‘사운드 오브 뮤직’은 이제 고전이 됐다. 그만큼 문화콘텐츠로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얘기다. 뮤지컬, 영화, 애니메이션, 동화, 연극 등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고전이 된 것.

‘사운드 오브 뮤직’은 오스트리아 전쟁 영웅 폰 트랍 대령의 실제 이야기에 바탕을 뒀다. 세계 1차 대전 후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 무너지고 오스트리아 해군 영웅 폰 트랍 대령은 그 지위를 잃는다. 폰 트랍은 당시 부유한 가문의 딸 아가테 화이트 헤드와 결혼하게 되는데 미국의 케네디-재클린의 결혼만큼 세기의 결혼이었다. 그녀는 노래를 매우 잘했고, 자녀들과 악기를 다루며 노래하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이른 나이에 병사하자 가정교사를 들이게 됐고, 그 가정교사가 마리아다.

마리아는 폰 트랍 가문을 일으키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공연을 시작했고, 히틀러가 오스트리아를 합병하자 1938년 미국으로 망명해 순회공연을 했다. 그 공연은 47년 폰 트랍이 죽은 후에도 9년간이나 더 이어졌다. 그리고 마리아는 파푸아뉴기니로 가서 30여년간 선교사로 일하다 생을 마쳤다.

마리아 이야기는 56년 ‘트랍 가족’이란 제목의 독일 영화로 처음 시작됐다. ‘사운드 오브 뮤직’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59년 뉴욕 브로드웨이 런트 폰테인극장에 뮤지컬로 올리면서다. 뮤지컬이 히트를 치자 65년 ‘20세기 폭스사’에서 영화로 만들면서 전 세계인의 사랑 받는 문화콘텐츠가 됐다.

지난 22일 오후 4시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 유니버설아트센터.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려는 가족들로 붐볐다. 방학을 맞아 어린이를 데리고 온 가족 관객과 일반 관객이 반반 정도였다. 나현정(45)씨는 “80년대 박해미씨 등이 출연했던 작품을 봤는데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며 “딸과 함께 그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마리아 역엔 소향 박기영 최윤정이 번갈아 출연한다. 이날 마리아 역의 박기영은 청아한 노래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두 시간 이상 무대 위를 떠나지 않고 연기를 펼치는 김서현(10)양 등 어린 배우들의 목소리도 청량하다.

이 뮤지컬은 81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극단 현대극장이 초연으로 올렸고, 이날도 현대극장의 무대였다. 당시 윤복희, 유인촌이 각각 마리아와 폰 트랍 역을 맡았다. 90년대엔 전수경 김선경이 마리아 역이었다.

대표곡 ‘도레미’ ‘안녕 안녕’ ‘에델바이스’ 등을 포함한 합창곡은 변함없이 관객과 함께했다. ‘에델바이스’는 오스트리아 민요가 아닌 이 작품을 위한 창작곡이다.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콘텐츠는 6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뮤지컬 이상의 것이 되어 가고 있다. 2월 5일까지. 문의 현대극장(02-742-2745).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