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서 개인 훈련 중인 시카고 컵스 임창용 “2014년은 메이저리그서 자리 잡을 것”
입력 2014-01-29 01:38
임창용(38·시카고 컵스·사진)의 얼굴은 검게 타 있었다. 괌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얼마나 열심히 훈련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당장 시즌에 돌입해도 될 정도로 컨디션이 좋다고 했다. 자신감도 넘쳐 보였다. 그는 “올해는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말 시카고 컵스로부터 ‘논텐더(non-tender·재계약 의사가 없는 선수를 풀어주는 제도)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그는 지난달 13일부터 괌에서 개인 훈련 중이다. 임창용은 자신의 신분에 대해 “올해까지 시카고 컵스와 계약이 돼 있다”며 “2월 2일 미국으로 건너가 14일 애리조나 메사에서 시작되는 시카고 컵스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가 팀을 옮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시카고 컵스가 임창용을 잠깐 쓰고 버릴 투수로 봤다면 그렇게 정성을 들여 재활을 시키고, 조기에 빅리그로 승격시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임창용은 몸 상태를 묻자 “재활 기간 체력을 단련해 몸이 많이 좋아졌다”며 “당장 리그가 시작돼도 문제가 없을 정도”라고 대답했다. 2012년 7월 오른 팔꿈치에 인대를 붙이는 토미존 수술을 받은 그는 그해 12월 시카고 컵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재활에 몰두해 왔다. 지난해 6월 루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익힌 뒤 싱글A, 더블A, 마이너리그를 거쳐 9월 마침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6차례 등판해 평균 자책점 5.40를 기록했다.
임창용은 당시 상황에 대해 “메이저리그 등판 때 컨디션이 조금 떨어졌다”며 “하지만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정확히 맞은 타구가 없었다. 내준 안타도 대부분 빗맞은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임창용은 지난해 미국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말이 안 통해 가장 힘들었다. 통역을 통해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없었다. 또 음식도 입에 맞지 않아 고생했다. 야간 경기가 끝나면 한인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아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임창용은 “류현진(27·LA다저스)을 지난번 애리조나 캠프에서 만났다”며 “야구는 자기가 하는 것이다. 잘하고 있으니 특별히 해 줄 말은 없다. 오히려 현진이가 내게 조언을 좀 해 줬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에 대해선 “야구장 밖 생활에 대해 몇 가지 조언을 해줬다”며 “경기가 없을 때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며 빨리 친해지는 게 좋고, 교포들과 친해지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일본으로 떠나며 “창용이 형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지겠습니다.” ‘창용불패’의 다짐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