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이통업계] 기세 꺾인 KT… 영업이익 1조 아래로
입력 2014-01-29 01:37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KT가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확인했다. 2조원을 향해 가던 KT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황창규 KT 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자신과 임원들의 연봉 일부를 반납하는 등의 비상경영계획을 선포했다.
KT는 지난해 매출 23조8106억원, 영업이익이 8740억원으로 나타났다고 28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27.7% 줄었다. 4분기 매출은 6조214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주력사업인 통신분야 실적은 저조하다. 유선분야의 경우 유선전화 가입자 및 통화량 감소 탓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6.7% 감소했다. KT 측은 “유선전화 매출은 계속 감소 추세지만 초고속 인터넷 매출은 0.6% 증가했다”면서 “초고속 인터넷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유선분야 매출 하락 여파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무선분야는 지난해 두 차례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개시 이후 가입자 확대 덕분에 전년 대비 0.9% 증가한 6조9765억원을 나타냈다.
반면 비통신분야 실적은 개선됐다. 미디어·콘텐츠 매출은 전년 대비 25.3% 늘어난 1조3378억원을 달성했다. KT의 인터넷TV(IPTV)는 지난해 가입자 94만명이 순증해 올해 1월 가입자 500만명을 달성했다. BC카드, KT스카이라이프, KT렌탈 등의 매출은 3조8379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실적 개선 과제가 눈앞에 닥치자 황 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회의를 열고 대책을 내놨다.
황 회장은 본인의 기본급 30%를 반납하고 성장 가능성이 보일 때까지 장기성과급도 고사키로 했다. 황 회장의 올해 연봉은 2012년 기준 KT 회장 연봉보다 6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임원들도 기본급 10%를 반납하기로 해 모두 2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모든 투자·비용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사업은 효율성을 검토해 재조정키로 했다. 성과에 걸맞게 보상하고 부진한 결과는 반드시 책임을 묻는 ‘책임경영’ 제도도 도입한다.
황 회장은 “현재 KT는 핵심인 통신사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된 데다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으로 인해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KT를 다시 일으켜야 한다는 막중한 소명을 받은 만큼 사활을 걸고 경영 정상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