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기록물 41건 포털에 공개… 휘호·선물 등 보면 당시의 시대상 엿보여
입력 2014-01-29 01:36
대통령들은 전통 명절인 설을 어떻게 보냈을까.
국가기록원이 설을 앞두고 역대 대통령들의 다양한 새해 모습을 담은 기록물을 대통령기록 포털(www.pa.go.kr)에 28일 공개했다. 대통령의 새해 일정과 세배 장면, 신년 휘호, 설 선물 등과 관련된 사진기록 등 41건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7년 청와대에서 육영수 여사와 함께 한복을 차려입은 사람들로부터 선 채로 세배를 받았다. 김영삼 대통령 내외는 1994년 설 연휴를 맞아 고향 거제를 방문해 부모에게 세배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새해 첫날 수석 보좌관, 비서관 등 참모진들에게 세배를 받는 사진이 공개됐는데 세뱃돈으로 1만원씩을 나눠 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들은 신년 휘호로 새해 각오를 다졌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7년 ‘나라가 부유하고 병력이 강하면 오랜 세월에 자유를 누리리라’는 뜻의 ‘국부병강(國富兵强) 영세자유(永世自由)’를, 박정희 대통령은 1970년 경제발전과 자주국방의 의지를 담은 ‘자조 자립 자위’란 휘호를 남겼다. 이명박 대통령은 2012년 ‘임사이구(臨事而懼·어려운 시기에 큰일에 임해 엄중한 마음으로 신중하고 치밀하게 지혜를 모아 일을 잘 성사시킨다는 뜻)’를 썼다.
대통령의 설 선물에서는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이 1978년 중동지역 취업근로자, 원양어업 선원, 아프리카 지역 의사, 태권도 사범 등 7만2000여명에게 보낸 신년 선물은 깻잎 통조림, 고추장, 김치 등이었다. 해외생활에 지친 이들을 고국의 맛으로 위로하고자 했던 마음이 담겨 있다. 전두환 대통령은 1983년 연말연시를 맞아 신문 집배원과 광부 등 7만800여명에게 ‘대통령하사품’이란 표시를 넣은 방한외투를 선물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쌀 관세화 유예 협상’ 비준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듬해인 2006년 친환경, 고품질 브랜드쌀 8종과 우리 쌀로 만든 전통 민속주를 각계각층 주요 인사와 소년소녀가장, 자원봉사자 등 5000여명에게 보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