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 여력 있어도 세입자가 더 낫다?… 전세가구 주거비용 자가 56% 수준
입력 2014-01-29 01:35
전세가격 오름세가 58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도 전세가구의 주거비용은 자가의 5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의 평균 매매가는 2억5420만원이며 이를 정기예금에 넣어둘 때 발생하는 연간 이자는 710만원이다. 여기에 재산세 20만원과 취득세(9년 거주 기준) 및 수리비용 30만원까지 합치면 자가의 연평균 거주비용은 760만원이다.
반면 전국 주택의 평균 전세가는 1억5290만원으로, 이에 대한 정기예금 이자 430만원이 곧 전세의 연평균 거주비용이다. 주택의 시세 차익을 고려하지 않고 주거비용을 비교하면 전세(430만원)가 자가(760만원)의 56%인 것이다.
아직까지 이 정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세 세입자가 집을 살 여력이 있어도 집값 상승이 기대되지 않는 한 주택 구매를 늦추고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한은은 “집값 상승기대 약화와 저금리 기조, 신규 주택공급 부족 등으로 인해 전세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도 오름세가 예년 수준(지난 10년 평균 4.1%)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집주인의 월세 선호를 강화시키는 저금리는 세입자 입장에선 전세금의 기회비용으로 간주돼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재계약을 맺게 하는 요인이 된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세가는 전년보다 평균 2157만원 올랐고 이를 대출로 조달할 때 2년간 부담하는 이자는 181만원이다. 반면 주거 이전 비용(포장이사비·중개수수료)은 164만원이어서 오른 전세금을 내고 사는 것과 이사하는 것의 비용 차이가 17만원밖에 나지 않는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