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극장가] 예술과 인생 고찰 작품… 색다른 재미 주는 영화들
입력 2014-01-29 01:35
설 연휴 극장가엔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영화들이 여럿 선보인다. 오락성은 덜하지만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특히 명절을 혼자 보내는 ‘나홀로족(族)’이라면 이런 영화들에 더 구미가 당길 수도 있을 듯하다.
대표적인 작품이 미국의 코언 형제(조엘 코언·에단 코언)가 연출한 ‘인사이드 르윈’이다. 코언 형제는 ‘바톤핑크’(1991) ‘파고’(1997)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 등을 통해 독보적 영화세계를 보여준 형제. 영화는 1961년 미국 뉴욕의 한 카페에서 활동 중인 무명 가수 르윈의 삶을 통해 예술과 삶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해외 평단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낸 작품으로 지난해 프랑스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전미비평가협회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영화 중엔 ‘만찬’이 눈길을 끈다.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작품은 서서히 무너지는 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한국사회가 맞닥뜨린 문제들을 심도 있게 다룬다.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은퇴한 뒤에도 생활고를 겪는 노부부, 명예퇴직을 당한 큰 아들, 대리운전을 하는 막내아들, 미혼모로 살아가는 딸 등이 등장한다. ‘상어’(2005) ‘처음 만난 사람들’(2007) 등을 연출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김동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이기도 하다.
2009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 지하철역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을 영화화한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영화는 마약 판매 혐의로 투옥됐다 출소한 22세 청년 오스카의 마지막 하루를 그려낸다. 미국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데뷔작으로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드라마부문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뉴욕비평가협회 신인감독상, 보스턴비평가협회 신인감독상 등 여타 각종 국제영화제에서도 신인감독상을 휩쓸다시피 한 작품이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