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버드’ 사용자도 신상 털려
입력 2014-01-29 01:34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이 ‘앵그리버드’ 등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대량 수집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디언 등은 27일(현지시간)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가 늦어도 2007년부터 게임, 지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각종 앱을 통해 전 세계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전 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양국 정보기관의 내부 기밀문서를 통해 밝혀졌다. NSA와 GCHQ는 전 세계적으로 17억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앵그리버드 등 인기 게임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구글 맵 등을 개인정보 수집에 이용했다.
NSA와 GCHQ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수집한 정보에는 사용자의 나이, 성별, 위치, 연락처 목록, 사진 등이 포함됐다. 특정 앱은 개인의 성적 취향이나 정치 성향에 대한 정보도 담고 있었다. 이들 정보기관이 얼마나 많은 양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NSA는 이미 통화기록, 문자메시지, 온라인 게임,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개인정보를 가로채 온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이에 대해 NSA는 “미국인들의 일상적인 정보를 수집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정보를 수집할 때 수단을 가리지는 않는다”고 밝혀 직접적인 부인은 하지 않았다.
앵그리버드 개발사인 로비오는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들이 앱에서 사용자 정보를 추출할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며 “이들 기관과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에릭 홀더 미 법무부 장관과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페이스북 등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정부의 각종 요구 내역을 일반에 공개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은 정부의 고객정보 요구 횟수 등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개괄적 수준에서 발표할 수 있게 됐다. 이들 기업들은 정부가 요구한 고객정보를 제공해 정부의 감시활동에 협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