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해외여행객 감염병 주의보

입력 2014-01-28 01:35


한여름에 집중됐던 해외유입 감염병의 1∼2월 발병률이 지난 4년간 8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 명절에 따뜻한 동남아 등지를 찾는 여행객이 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역대 최대인 60만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출국할 올해 설 연휴에도 해외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받은 ‘최근 4년간 해외유입감염병 현황’ 자료를 보면, 해외로 출국했다가 감염병에 걸려 돌아온 사례는 2010년 352건에서 2013년 499건으로 41.8% 증가했다. 월별로는 설 연휴가 있는 1∼2월의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2010년 41건에서 2013년 75건으로 82.9% 늘었다. 전체 증가율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해외여행객이 많은 여름 휴가철인 7∼8월(37.8%)과 비교해도 배 이상 높다.

1∼2월에 해외에서 가장 많이 걸려온 질병은 세균성 이질(66건)이었다. 세균성 이질은 세균수가 10∼100개만 돼도 병에 걸릴 정도로 감염력이 높아 조기 진단 및 조치가 필요한 1군 법정 전염병이다. 주로 인도 캄보디아 필리핀 등지를 방문한 여행객 사이에서 많이 발병했다. 2위인 뎅기열(64건)은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많이 나타났다.

김동원 검역지원과장은 “1∼2월 해외유입 감염병이 다른 달에 비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설 연휴에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은 귀국할 무렵 고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보건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지에서는 음식을 완전히 익혀 먹고 끓인 물을 먹어야 한다. 또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 확산과 관련해 가금류 농장이나 주변 지역 방문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설 연휴 닷새간 출국객은 26만7000명, 입국객은 33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출국은 7.1%, 입국은 16% 증가한 것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