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필리핀 타클로반으로 출발한 군 수송선에는 군장비와 함께 3대의 민간차량이 실렸다. 참좋은친구들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비씨카드의 후원으로 마련한 밥차였다. 한번에 3000명을 먹일 수 있는 장비를 싣고 현지에 도착하니, 한국에서 파병한 아라우 부대가 재건하고 있는 산호세중앙초등학교의 어린이들이 몰려왔다.
지난해 11월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1만여명이 사망하는 피해를 입은 뒤에도 이 지역에는 비와 태풍이 계속돼 복구 작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타클로반에서도 가장 피해가 컸던 산호세 지역은 여전히 물이 빠지지 않아 습지처럼 돼 버렸다. 아라우 부대도 숙영지 작업을 마치지 못해 배에 주둔하고 있다.
지난 23일 귀국한 김 목사는 “한국에서 매일 수천 명씩 배식하던 노하우를 살려 군과 현지 교회의 협조로 3000명의 어린이에게 따뜻한 밥과 국을 제공하는 것을 보고 필리핀 정부도 놀랐다”며 “정부가 우리에게 1년 동안 2만명의 어린이와 주민에게 배식을 해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필리핀 정부에서 1만 명의 식량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나머지 1만명의 식비만 매달 1억원이 넘는다. 그는 “우리 군에서 제공한 컨테이너와 전기 시설로 밥을 지을 수 있는 공간은 마련했고, 마닐라 뉴라이프교회의 청년들도 매주 찾아와 자원봉사로 우리를 돕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조금만 더 도와준다면 이 곳 주민들이 일상으로 되돌아가기까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