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주목해야 할 해외 스타] (7) 설원의 철녀 비에르옌 (노르웨이)
입력 2014-01-28 02:31
밴쿠버 크로스컨트리 3관왕… 소치 다관왕 유력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동·하계 올림픽 종목을 통틀어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스포츠다. 스피드스케이팅과 함께 동계 올림픽 대표 종목으로 남녀 6개씩 총 1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설원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만큼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가진 선수만 도전할 수 있다.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여자 크로스컨트리 3관왕을 차지한 마리트 비에르옌(34·노르웨이)은 소치에서도 가장 유력한 다관왕 후보로 꼽힌다. 여자 크로스컨트리는 개인 스프린트, 팀 스프린트, 10㎞ 개인출발, 30㎞ 단체출발, 15㎞ 추적, 4×5㎞ 계주 종목이 있다. 비에르옌은 밴쿠버올림픽 당시 여자 15㎞ 추적과 개인 스프린트에 이어 4×5㎞ 계주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 첫 3관왕에 올랐다. 그는 30㎞ 단체출발에서 은메달, 10㎞ 개인출발에는 동메달을 보태며 밴쿠버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경쟁자였던 유스티나 코발치크(폴란드)는 그가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고 비난해 잠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그가 2009∼2010시즌부터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승인을 받아 천식 치료제를 복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게다가 그가 복용하는 천식 치료제는 2011년 아예 WADA의 금지약물 목록에서 제외됐다.
사실 그는 밴쿠버올림픽 전까지는 올림픽과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4×5㎞ 계주, 2006년 토리노올림픽 10㎞ 개인출발에서 은메달 하나씩을 목에 거는데 그쳤다. 특히 토리노올림픽 때는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 3관왕이었던 그가 여자부 6개 종목 모두 메달을 딸 가능성까지 제기됐었다. 하지만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기관지염에 걸린데다 첫 번째 레이스였던 15㎞ 추적에서는 위경련까지 일으키면서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밴쿠버올림픽에서 여제의 자리에 오른 그는 2011년과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4관왕과 2012∼2013시즌 월드컵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등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다만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는 “나의 목표는 개인전에서 하나의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며 “운도 따라야 하고 날씨가 방해할 수도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럼에도 그는 크로스컨트리 6개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따낼 후보로 평가된다. 올림픽에서 이미 7개의 메달을 수확한 그가 이번에 4개의 메달을 더 따면 옛 소련의 크로스컨트리 선수 라이사 스메타니나(금4, 은5, 동1)와 이탈리아 크로스컨트리의 스테파니아 벨몬도(금2, 은3, 동5)를 넘어서 동계올림픽 여자 선수 최다 메달리스트가 된다. 만약 5개를 딴다면 노르웨이 남자 크로컨트리의 영웅 뵈른 달리(금8, 은4)가 가진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