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각종 음원 차트서 정상 휩쓰는데… 엠씨더맥스, 왜 방송활동 안하나?
입력 2014-01-27 17:38
그룹 엠씨더맥스(M.C. The Max·사진)를 아시나요? 40대 중반 이상은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2000년대 초반 높은 인기를 누리던 3인조 밴드입니다. ‘잠시만 안녕’ ‘사랑의 시’ ‘행복하지 말아요’ ‘사랑은 아프려고 하는 거죠’ 등 지상파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히트곡들도 많습니다. 음반 불황 속에서도 30만장 가까이 판매고를 올려 각종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었죠. 2005년에는 ‘가왕’ 조용필의 노래들을 리메이크한 헌정 음반을 발표해 또래 가수들과 확실히 격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들이 돌아왔습니다. 6년 만입니다. 이달 초 발표한 정규 7집은 각종 음원 차트를 초토화했습니다. 타이틀곡 ‘그대가 분다’가 소위 ‘올 킬’(대다수 음원 차트 정상을 동시에 차지하는 것)을 달성한 것은 물론이고 7집 수록곡들로 아예 ‘줄 세우기’(단일 음반에 수록된 대다수 곡이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줄 지어 늘어서는 현상)를 시켰습니다. 비와 동방신기 등 기존 강자에 각종 아이돌 그룹들을 물리치고 이뤄낸 성과라 가요계는 깜짝 놀랐습니다.
기적에 가깝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지만 엠씨더맥스의 돌풍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보컬 이수(본명 전광철·33)의 가창력이 빼어나기 때문이죠. 이수는 데뷔 직후 김범수와 나얼, 박효신과 더불어 인터넷에서 ‘4대 보컬’로 불렸습니다. 엄청난 음역도 놀랍지만 두성과 비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강점입니다. 과거 엠씨더맥스가 상당한 인기를 누린 것도 보컬 이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6년 만의 신보, 여전한 이수의 가창력, 음원 차트 정상. 이런데도 방송에서 모습을 볼 수가 없고 그 흔한 인터뷰 한 꼭지도 없습니다. 엠씨더맥스는 이른바 ‘얼굴 없는 가수’ 콘셉트를 지향하는 밴드도 아닙니다. 소속사도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7번방의 선물’ ‘변호인’의 제작사 뉴(NEW)의 자회사로 결코 홍보 역량이 뒤처지지 않습니다.
엠씨더맥스가 콘서트 무대를 제외하고 잠행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수의 전력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09년 6월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했던 이수는 6개월 뒤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수는 인터넷 성인사이트에서 만난 김모(16)양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인정했고 재판부는 이수가 초범인 점을 고려해 기소유예 선고를 내렸습니다. 당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아직도 대중의 눈총이 따가운 점을 감안하면 엠씨더맥스의 행보도 이해는 갑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침묵으로 일관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수의 전력을 몰랐던 이들은 물론, 그를 용서한 이들 마저도 엠씨더맥스가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는 것에 의아해 하고 있습니다. 이수 입장에서는 공백기 동안 몇 차례 인터뷰를 통해 진심을 담은 사과를 했는데 얼마나 더 해야 하는지 고민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수의 연인인 가수 린처럼 악성 댓글에 시달리면서도 엠씨더맥스 신보를 기다려온 팬들을 생각한다면 한 번 더 용기를 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요즘 방송가에는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고백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습니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