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어디에도 있었다 日 영토문제 주장은 당연” 日 NHK 모미이 회장도 망언
입력 2014-01-27 02:32
공영방송 NHK의 신임 회장이 위안부 관련 도발에 합세했다. 중국은 이에 맞서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전쟁범죄자의 죄상을 낱낱이 소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모미이 가쓰토(70) 신임 NHK 회장은 25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한국뿐 아니라 전쟁 지역에는 위안부가 있었고 독일, 프랑스에도 있었다”며 “한국이 일본만 강제 연행했다고 주장하니까 이야기가 복잡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언론인이 아닌 경제계 출신인 그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보상하라고 하지만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된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은 이상하다”고 말해 일본 정부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모미이 회장은 또 “NHK가 독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영토문제에 대한 일본 입장을 명확히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NHK가 ‘왼쪽’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그는 “총리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참배한 것이기에 ‘좋다’ ‘나쁘다’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면서 “다만 ‘참배했다’고 보도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모미이 회장이 취임 회견에서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자 일본 언론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 한 각료는 아사히신문에 “언론사 최고 책임자로서 있을 수 없는 실언”이라며 사임을 촉구했다.
NHK 회장에 이어 시마네현의 도발도 계속됐다. 시마네현은 독도가 일본 영토로 표시된 에도 시대 고지도 5점을 현청에 전시하기 시작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하지만 신문은 정작 지도에 이름이 표시돼 있지 않아 영유권을 주장할 근거로는 가치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도발을 이어가자 중국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인물의 죄상을 소개했다. 인민일보는 25일자에 2개 면을 털어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전쟁범죄자 14명의 개인별 인물 사진과 이력을 소상히 소개했다. 도조 히데키 전 총리의 경우 진주만을 기습 공격했으며 대동아공영권이라는 슬로건을 제창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일본이 군국주의 침략과 식민통치로 고통 받는 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것으로 인류의 양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한편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여야는 모미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일본 공영방송의 최고 책임자가 이런 망언을 했다는 것에 경악한다”며 “NHK가 막가파식 군국주의 그림자를 추종하는 아베 정권의 나팔수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