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탓, 對日 수출 10.6% 감소

입력 2014-01-27 01:35

지난해 대(對)일본 수출이 크게 줄어드는 등 우리 기업이 ‘엔저(엔화 가치 절하)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다.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엔저 공세 속에서 중국 등 경쟁국보다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일 수출액이 346억9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6% 감소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대일 수출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품목별로는 선박(-46%), 컴퓨터(-42%), 무선통신(-24%), 판재류(-22%), 수산물(-20%), 기호·가공식품(-17%), 반도체(-15%), 플라스틱·기계(-13%) 등이 큰 타격을 입었다. 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때 화학공업제품은 4.4%, 철강제품은 3.9%, 농·수산품은 3.4%, 전기·전자제품은 2.0%, 기계류는 1.0%씩 수출 물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도 우리 기업의 부진은 심각하다. 지난해 1∼11월 우리 제품의 일본 수입시장 점유율은 4.3%로 전년 대비 0.3%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중국은 21.3%에서 21.7%, 대만은 2.7%에서 2.9%로 점유율이 올랐다. 독일은 2.8%로 변동이 없었다. 우리 점유율이 하락한 품목 중 반도체·통신기기·플라스틱·기계류에서는 중국이, 철강·생활용품·수산품·섬유류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이 각각 점유율을 높였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