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號 KT’ 출범… 낙하산·내부 출신 갈등 해소 나설 듯
입력 2014-01-27 01:35
‘황창규호 KT’가 27일 공식 출범한다. 어수선한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KT는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황창규 회장 내정자를 회장으로 공식 선임한다. 황 내정자는 주주총회 후 곧바로 취임식을 갖고 회장으로서 집무에 돌입한다.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그가 앞으로 임기 3년간의 청사진을 언제, 어떻게 공개할지다. KT 고위 관계자는 26일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회장 선임 뒤 가까운 시기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뒤따를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주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석채 전 회장 퇴진 이후 분위기가 많이 흐트러져 있기 때문이다.
황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16일 내정된 뒤 각 부문별로 업무보고를 받으며 경영 구상을 해왔다. 그는 “방만 경영과 인사 청탁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임원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인사를 앞두고 대상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정황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KT가 최근 휴대전화 시장에 공격적으로 보조금을 뿌리며 고객 잡기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KT는 이 전 회장 시절 영입된 외부 인사와 KT 내부 출신 간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통합도 놓칠 수 없는 황 내정자 입장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인사 및 조직개편은 이 전 회장의 흔적을 지우면서, 정치권과도 거리를 두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임원에게는 이미 유임통보가 이뤄지는 등 조직개편 및 인사안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회장 시절 임명된 임원의 상당수는 자리를 옮길 전망이지만, 일부는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 분야 경험이 없는 황 내정자가 통신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고위직에 임명할 가능성도 높다.
특히 KT의 아킬레스건인 정치권 낙하산 인사들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첫 인사에서 이 문제를 잘 다루지 못하면 임기 내내 정치권 간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능력이 인정된 일부 인사는 유임될 것이란 얘기도 있다.
이 전 회장 시절 비대해진 조직을 어떻게 슬림화할지도 관심이다. KT는 현재 10여개 부문장이 포진하고 있는데 이를 기능별로 통폐합하는 것도 황 내정자에게 주어진 큰 숙제 중 하나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