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서 청와대까지 ‘환각 질주’… “대통령 만나겠다” 히로뽕 취한 마약 전과 10범

입력 2014-01-27 01:33


히로뽕을 투약한 50대 남성이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환각 상태로 승용차를 몰고 왔다가 청와대 진입로 검문소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마약에 취해 410여㎞를 운전하고 청와대 코앞에 다다를 때까지 한 번도 제재를 받지 않았다.

안모(56)씨는 지난 11일 오후 4시쯤 부산 북구 금곡대로변에 세워둔 자신의 SM7 승용차에서 1회용 주사기로 히로뽕을 투약한 뒤 차를 몰고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 들어섰다. 환각 상태에서 4시간가량 운전해 오후 8시쯤 경북 김천 추풍령휴게소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2시간쯤 있다가 오후 10시 다시 주사기를 꺼내 히로뽕을 투약하고는 서울로 출발했다.

3시간이 더 지난 12일 오전 1시쯤 안씨는 서울 경복궁 동쪽 삼청로를 지나 ‘청와대로’에 들어섰다. 춘추관 연풍문 등 청와대 출입구들과 닿아 있는 길이다. 춘추관 앞 50여m 지점의 검문소에 이르자 서울지방경찰청 202경비대 경찰관들이 안씨 차량을 세웠다.

“어디 가느냐”는 물음에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버텼다. 1시간여 신경전을 벌이다 한 경찰이 차량 조수석에서 주사기를 발견했다. 수상히 여긴 경찰은 안씨를 인근 삼청파출소로 연행한 뒤 양팔의 선명한 주사 자국과 주사기 1개를 더 찾아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안씨는 “부산에서 주차장을 운영하는데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원만하게 해결하고 소통하려고 대통령을 만나러 왔다”며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마약 전과 10범인 안씨는 지난해 11월 마약죄로 징역 1년형을 마치고 출소한 상태였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안씨를 마악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