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남 된 배우 김성균 “요란하지 않은 배우가 되는 게 꿈”

입력 2014-01-27 07:04


이름보단 ‘삼천포’란 지명으로 더 많이 불린 남자. 하숙생 동기 중 가장 어리지만 최고 노안, 자존심 세고 눈치 없고 깔끔 떨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완벽주의자.

배우 김성균(33)을 인터뷰하기 위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가 끝나기 전인 지난해 12월 중순 소속사에 연락을 했다. 약 한 달 뒤에나 가능할 거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실제로 한 달이 꽉 차서야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국민일보사에서 그를 만났다.

“많이 알아봐 주시니까 부끄러워요. ‘응사’ 전에는 일상생활이 자유로웠고 아무렇게나 하고 다녀도 괜찮았거든요. 범죄자 이미지여서 접근을 안 하셨을 수도 있고요(웃음). 끝나고선 너무 많이 알아보고 다가와 주시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친근하고 사랑스러워졌다는 의미로 ‘포블리(삼천포와 러블리의 합성어)’라는 별명까지 생긴 그. “처음엔 동네 삼촌이나 복학생 역이겠지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스무 살에 러브라인도 있다는 거예요. 나를 정말 우스운 꼴로 만들어 대한민국을 폭소의 도가니로 빠뜨리려고 하나보다 싶었죠(웃음).”

그는 “제작진의 기발한 생각들이 나를 비롯해 출연 배우들 모두의 캐릭터를 살린 것 같다”며 “실제로도 ‘삼천포’와 비슷하다는 말을 듣곤 하지만 ‘삼천포’처럼 눈치가 없진 않다”고 웃었다.

김성균은 출연작마다 분량이 많진 않았지만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군 제대 후 10년간 연극무대에 올랐던 그는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남자 전성시대’(2012)에서 단발머리 건달 박창욱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엔 ‘응사’ 외에도 영화 ‘용의자’ ‘은밀하게 위대하게’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 조연으로, ‘롤러코스터’,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는 특별 출연을 하면서 종횡무진 했다. 필모그래피에 쌓인 작품들은 모두 ‘얘기가 되는’ 것들. 작품 선택의 기준을 묻자 흥미로운 대답을 했다.

“들어오는 모든 작품을 했다고 보시면 돼요. 사실 배역의 비중을 따지면 못할 정도로 빡빡한 스케줄은 아니었거든요. 다 좋은 작품이 들어온 걸 보면 작품 운은 꽤 있는 것 같죠?”

충무로와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한 그의 다음 작품은 무엇일까. 김성균은 “전엔 악당 역할만 들어왔다면 이젠 선한 이미지까지 다양하게 들어오고 있다”며 “무엇이 될 진 모르지만 결국 내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작품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일단 올 여름 개봉을 앞둔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에서 그를 만나 볼 수 있다.

“과분한 사랑을 받았어요. 올해엔 작품 속에 ‘포옥’ 숨어서 피곤했던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싶어요. 꿈은 꾸준히 연기하는 게 이상하지 않는 배우예요. 연기하는 게 이상하지 않은 배우, 요란하지 않은 배우요.”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