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 장사들 “우리도 보소”
입력 2014-01-27 01:37
설 연휴 스포츠 빅 이벤트는 역시 민속씨름이다. 기골이 장대한 팔도 장사들이 사력을 다해 맞붙는 씨름과 막간을 이용해 공연하는 민요와 판소리는 세대를 초월해 가족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준다.
하지만 힘과 기술의 절묘한 조화로 민속의 맥을 이어오던 민족 전통 씨름은 어느새 잊혀진 스포츠가 됐다. 갑오년 새해를 맞아 온 가족 모두 둘러앉아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덕담을 주고받으며 소원해진 가족애를 되살려보면 어떨까.
2014년 첫 시작을 알리는 IBK기업은행 2014 설날장사씨름대회가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충남 홍성군에 위치한 홍주문화체육센터에서 화려하게 열린다.
대한씨름협회가 주최하고, 홍성군씨름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는 200여명이 출전해 29일 태백급(80㎏이하) 결정전을 시작으로 30일 금강급(90㎏이하) 결정전, 31일 한라급(110㎏이하) 결정전, 1일 백두급(150㎏이하) 결정전이 차례로 열린다.
특히 이번 설날 대회 역시 2013년 대학연맹전을 통해 선발된 16명 대학 선수가 출전해 실업팀 선배들과 기량을 겨룬다. 대학선발 명단은 한국대학씨름연맹에서 대학연맹전 성적순에 따라 각 체급(태백·금강·한라·백두)별로 4명씩 선발됐다.
예선부터 준결승전까지 3판2승제, 결승은 5판3승제로 진행된다. 체급별 장사에게는 장사 인증서와 황소 장사 트로피, 경기력 향상 지원금이 지급된다.
29일 열리는 태백급(80㎏이하)에서는 전통강호 이진형(울산동구청)과 2013 왕중왕전 태백장사 최영원(동작구청) 등이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김성하(구미시청)도 두 눈을 부릅뜨고 있다. 그러나 태백급은 워낙 이변이 속출하는 체급이어서 예측을 불허한다.
금강급(90㎏이하)은 임태혁(현대삼호중공업)이 단연 돋보인다. 이미 금강급 왕좌에 올라선 임태혁은 2013 단오대회 이후 쾌조의 컨디션으로 이번 대회 역시 뛰어난 활약이 기대된다. 같은 팀이자 2013 설날대회 금강장사 최정만도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다.
한라급(150㎏이하)에서는 지난해 부상으로 볼 수 없었던 이주용(수원시청)이 돌아온다. ‘2013 왕중왕전’과 ‘2013 보은대회’ 한라장사 손충희(울산동구청)도 한라장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회 마지막 날 열리는 백두급(150㎏이하)은 그야말로 대접전이 예상된다. 2013 천하장사 이슬기(현대삼호중공업)를 비롯해 지난해 3관왕을 차지한 정경진(창원시청), 2013 설날대회 백두장사 윤정수(동작구청)까지 우승후보들이 즐비하다. 이번 대회는 29일 오후 2시40분 개회식을 시작으로 30일, 31일, 1일에는 오후 3시부터 KBS-1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