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무릎 연골 파열과 관절경 수술
입력 2014-01-27 01:37
주부 김모(56)씨는 얼마 전 갑자기 좌측 오금이 당기며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다. 무릎을 구부렸다 쭉 펼 때마다 번번이 오금이 당기고 아픈 증상이 반복됐다. 김씨는 특히 쪼그려 앉았다 일어날 때는 얼마나 아픈지 쩔쩔매야 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검사결과 김씨가 무릎 통증을 느끼는 이유는 관절 내 반월상(半月狀)연골이 파열돼 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당시 그는 연골이 찢어질 만큼 무릎을 심하게 다친 기억이 없다며 몹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반월상연골은 단지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단순한 동작만으로도 손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탓이었다.
반월상연골은 무릎관절 속에서 정강이뼈와 대퇴골이 맞닿는 부위(골두)를 보호해주는 반달 모양의 물렁뼈를 가리킨다. 우리가 걷거나 뛸 때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주고 관절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이 연골이 손상되면 무릎을 구부리거나 펼 때 통증을 느끼게 되고 이유도 없이 오금이 당기거나,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기가 힘들어진다. 무릎이 붓고 걸을 때 무릎에서 ‘뚝∼뚝∼’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또 계단을 내려갈 때 갑자기 무릎에 힘이 빠져 휘청거리며 주저앉을 뻔하거나 거실에 앉은 채 오금이 땅에 닿을 때까지 무릎을 쭉 펼 수도 없게 될 수 있다.
젊은이의 경우 농구 축구 배구 스키 마라톤 등과 같이 무릎에 충격을 많이 주는 운동이나 낙상, 외상 등에 의한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년기 이후엔 특별한 스포츠 활동이나 외상없이도 노화에 의한 퇴행성 변화로 반월상연골이 파열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퇴행성관절염 환자 가운데 특히 중년 여성이 많은 이유도 따지고 보면 무릎 관절이 남성에 비해 작고 약하며, 쪼그려 앉은 채 집안일을 하는 탓으로 자기도 모르게 반월상연골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성들은 폐경을 맞으면 연골 형성 작용을 하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줄어들어 연골 손상이 더 심해진다. 이렇게 무릎관절의 반월상연골이 손상되면 통증도 문제지만, 운동 시 뼈와 뼈가 서로 부딪치는 것을 막을 수가 없게 돼 퇴행성관절염이 촉진되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된다.
따라서 반월상연골이 손상되면 통증 해소는 물론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다. 파열 범위가 작고 가벼울 때는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만으로도 쉽게 호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관절경을 이용해 찢어진 부위를 봉합해주거나 또는 파열 후 관절 속에서 떠는 연골 부스러기를 제거해주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관절경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는 점이다. 수술시간도 국소 마취 상태에서 20분 내외로 짧고, 절개 범위가 아주 작아 출혈이나 감염 위험도 적다. 또 진단과 동시에 수술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조재현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