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닭 감염 첫 의심신고…전국에 병아리 공급하는 부여 종계장

입력 2014-01-25 03:31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8일 만인 24일 처음으로 닭 감염 의심신고가 들어왔다. 특히 첫 발병지인 전북 지역을 벗어난 충남 지역 농장인 데다 전국에 병아리를 공급하는 종계장이란 점에서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우려가 높아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충남 부여군 홍산면 종계장에서 AI 의심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전북 고창의 씨오리 농가에서 첫 감염의심 신고(17일 확진)가 들어온 이후 닭에서 AI 의심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만2000수가 있는 종계장에서 어제부터 AI 의심 증상이 나타나 약 100마리가 폐사했다”며 “AI 감염 여부는 26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 농장에서 병아리를 받아간 전국의 양계 및 육계 농장을 파악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전국 어디 몇 개 농장에 병아리가 공급됐는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충남 닭 농장뿐 아니라 전남의 오리 농장에서도 감염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이 농장 종오리 1700여 마리는 집단 폐사했다.

지금까지 전북 지역 내 오리 농장에서만 AI 의심신고가 들어왔는데 발생 8일 만에 전북과 접한 전남과 충남지역으로 확산된 것이다.

또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 을숙도의 철새 분변에서 바이러스성 질병 양성반응이 나왔다. 부산시는 민간기구인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경남 동부사무소가 지난 13일 을숙도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 5점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HA(혈구응집반응)검사를 실시한 결과 1점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이날 밝혔다. HA검사는 가금류의 바이러스성 질병 감염 유무를 검사하는 것으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 AI 등 바이러스성 질병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부산 수영4호교에서는 이날 오리과인 흰죽지 1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고 인근 수영3호교와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도 각각 물닭 1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1일 충남 서천 금강하구에서 폐사한 채 발견된 가창오리 3마리는 이날 고병원성이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진 삽교호에서 폐사한 가창오리 19마리도 AI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삽교호는 이번 AI 사태의 진원지인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140㎞ 떨어진 곳으로 인근은 충남 지역 최대 가금류 농장 밀집지역이다.

이에 충남도는 서천 금강하구 주변 농가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고 반경 10㎞ 이내 농가 248가구에 대한 임상검사와 전화예찰을 실시했다.

농식품부는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철새의 최대 먹이활동 반경까지를 방역대로 설정해 예찰 및 소독을 강화키로 했다. 철새 이동현황이 파악되면 인근 농가에 전파해 소독 조치를 취하는 ‘철새 경보시스템’을 구축하고 경보상황이 발생하면 SMS 문자로 통보할 계획이다. 또 전국 1만7477개 저수지에 대해서는 농어촌공사와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받아 당분간 사람 출입을 통제키로 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세종=이성규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