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주목해야 할 해외 스타] (6) 여자 스키점프 다카나시 사라

입력 2014-01-25 01:35

공중 지배하는 당찬 18세… 초대 챔프 예약

일본은 4년전 밴쿠버올림픽에서 단 1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에게 밀린 아사다 마오를 포함해 은메달 3개와 동메달 2개에 그쳤다. 하지만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는 거의 확실해 보인다. 소치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된 여자 스키점프의 다카나시 사라(18)가 있기 때문이다. 다카나시는 키 1m52 몸무게 55㎏의 작은 몸집을 가진 소녀지만 실력만큼은 세계 최강이다.

일본에서도 눈이 많기로 유명한 홋카이도 출신인 그는 스키점프 선수 가족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스키점프를 익혔다. 아버지와 오빠도 스키점프 선수다. 그는 언론인터뷰에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스키점프를 했는데 너무 무서웠다”면서도 “하지만 한 번 뛰어보니 내가 마치 새가 된 것 같아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렸을 때부터 발레를 배운 것이 스키점프 선수로서 탁월한 균형 감각을 갖게 한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15세 때인 2011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그는 2012∼2013시즌 월드컵에서 사상 최연소 종합우승을 이뤘다. 그는 한 시즌 동안 16차례 대회에서 무려 8번 우승을 차지했고, 13번이나 시상대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일본이 단체전 금메달을 따는데 큰 힘을 보탰고 개인 노멀힐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올 시즌 활약은 더욱 눈부시다. 월드컵에 9차례 참가해 무려 8승을 거뒀다. 월드컵에서 거둔 승수는 총 17승으로 늘어났다. 그는 매번 여자 스키점프 월드컵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종전 기록은 사라 헨드릭슨(20·미국)의 13승이었다.

사실 그의 우승행진은 강력한 라이벌인 헨드릭슨이 부상으로 월드컵 시리즈에 아예 불참했기 때문이다. 헨드릭슨은 2011∼2012시즌 월드컵에서 9차례나 정상에 오르며 종합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2013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다카나시를 누르고 챔피언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훈련 도중 오른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수술을 받았다. 그는 강도 높은 재활 훈련 끝에 최근 미국 대표팀에 발탁됐다.

헨드릭슨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음 달 1, 2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월드컵 12, 13차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다카나시 역시 참가할 예정이어서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스키점프 최강자를 가리는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다카나시는 “동경하던 헨드릭슨 선수가 복귀하는 것은 내게 동기부여가 된다. 내 실력을 100% 발휘한다면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일본에서 아사다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하며 일본 기업 10여개의 후원을 받고 있다. 그가 소치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아사다의 뒤를 이어 ‘국민 여동생’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