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癌 숨기고 티켓 따내다니… 노진규 투혼에 감동 물결
입력 2014-01-25 01:35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대들보로 활약하던 노진규(22·한국체대)가 골육종암 통증을 참아가며 투혼을 발휘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로 선발된 노진규는 올림픽 티켓이 걸린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 1차전 직후인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자신의 몸에 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조직검사를 한 결과 양성 종양이라는 판정을 받고 소치올림픽 이후로 수술을 미룬 채 통증을 참아가며 월드컵 시리즈를 마쳤다. 소치올림픽에서는 계주밖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현재 대표팀의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월드컵에서 개인전에도 출전해 1차 대회 1500m 금메달을 따내는 등 한국이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찰스 해믈린(캐나다)과 부딪히는 바람에 왼쪽 어깨를 다쳤고, 지난 14일 훈련 도중 넘어져 팔꿈치와 어깨가 부러지는 부상으로 결국 소치올림픽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노진규는 이번에 다친 팔꿈치와 어깨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종양까지 제거하려다 악성인 골육종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게다가 처음 발견했을 때 길이 6㎝이던 종양이 13㎝까지 자란 상태였다.
골육종은 뼈암의 일종으로 10∼20대 남성의 무릎이나 팔 등에서 가장 많이 발병한다. 실제 환자는 100만 명 가운데 15명 정도로 흔치 않은 질병이다. 결국 노진규는 지난 22일 왼쪽 견갑골까지 들어낸 뒤 종양을 제거하는 큰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앞으로 6∼8개월간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암투병 중인 노진규의 투혼은 대표팀에 큰 자극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신다운(21), 이한빈(25), 박세영(21), 그리고 노진규를 대신해 투입된 이호석(28)으로 이뤄진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로 불릴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스타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29·빅토르 안) 등 쟁쟁한 외국 경쟁자들이 대표팀의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 훈련해온 노진규의 투병 소식이 대표팀의 투지를 다시 한 번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