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송어 한국 정착기] 얼음 뚫고 즐기는 짜릿한 손맛
입력 2014-01-25 01:34
꽁꽁 얼어붙은 얼음판 위에 커다란 구멍을 뚫고 즐기는 송어 얼음낚시. 이제는 겨울축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국내 겨울축제의 원조는 1998년 처음 열린 강원도 인제빙어축제다. 하지만 전국 축제들이 관광객에게 좀 더 짜릿한 손맛을 안겨주기 위해 빙어 몸집의 수십 배에 달하는 송어를 겨울축제의 주인공으로 정했다. 탁월한 선택으로 지금은 수백만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이 매 겨울마다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겨울축제를 찾고 있다.
물고기는 찬물을 좋아하는 물고기와 그렇지 않은 물고기 두 종류로 구분된다. 송어는 냉수성 어종으로 찬물에서도 먹이 활동을 해 얼음낚시에 제격이다. 특히 송어의 매력은 강원도 화천산천어축제에 사용되는 산천어, 인제빙어축제의 빙어보다 크다는 점이다. 길이 30∼40㎝, 무게 800g 남짓의 다 큰 송어를 쓰기 때문에 손맛이 묵직하다.
송어축제는 강원도 평창과 홍천, 영월을 비롯해 경기도 파주와 가평, 경북 안동, 전북 무주 등 전국 각지에 마련돼 쉽게 축제장을 방문할 수 있다. 여기에 직접 잡은 송어를 회와 구이로 먹을 수 있는 재미, 눈과 얼음썰매 등 겨울체험, 각 지역별로 특화된 먹을거리는 겨울 추위도 잊게 만들 만큼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낚시 초보자들도 현장에서 낚시도구와 미끼를 구입해 손쉽게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박경원 전 강원도지사는 “송어는 맑고 찬 흐르는 물을 좋아하고 손맛이 좋아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유료낚시 자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면서 “지금은 겨울축제의 아이템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겨울뿐 아니라 사계절 송어낚시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빨리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 겨울축제는 추위가 지속되는 2월까지 계속된다. 이한치한(以寒治寒). 추위를 추위로 다스린다는 말이다. 추위에 망설이지 말고 가족과 함께 겨울축제의 열기 속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평창=서승진 기자